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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쇼핑 일원화? 기초부터 잘못 잡은 농협 쇼핑몰 논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8.31 13:56:48

[프라임경제] 농협이 온라인 쇼핑몰에 대대적으로 손을 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모바일 중심시대에 걸맞게 개편을 하는 것이라는 풀이와 함께 온·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쇼핑체계를 세운다는 의미도 있다. 일명 옴니채널을 구축, 지역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연계해 더욱 강화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정작 판매 기본정신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편 작업 '착착', 유통 일원화 효과 나온 것?

서울 서대문의 농협중앙회 건물. 금융지주와 경제지주 등 주요 본부들이 밀집해 있다. ⓒ 프라임경제

농협은 최근 모바일쇼핑사업 관련 모든 업무를 농협하나로유통으로 일원화하는 내부 업무조정을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경제지주 모바일쇼핑사업부가 관장하던 'e-하나로마트(장보기서비스)'와 영농자재몰, 쿠팡 제휴 등의 업무가 핵심 자회사인 농협하나로유통에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이관된다는 것.

농협하나로유통은 이를 계기로 온라인몰과 결합한 옴니채널 점포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농협하나로유통은 지역 농·축협 운영 온라인몰이나 일반 쇼핑몰과의 제휴사업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세태에 부합하는 노력이 발빠르게 전개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일명 '유통 일원화 및 운영 통합(업무 정리)'의 성과라는 풀이가 제기된다.

주지하다시피, 농협하나로유통은 생필품과 공산품, 농산물을 일괄 구매해 전국 하나로마트 등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거 농협 조직 구성을 들여다 본 바 있는 독자라면,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 등 비슷한 이름의 회사가 엄연히 따로 존재하고 각 지역 이름을 건 유통체도 존재한다는 것에서 '부조화'를 느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하는 일이 비슷한데 업무가 쪼개져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농협이 전국 각지에 2530개 매장을 운영하는 데서 온 부득이한 상황. 대형 마트인 하나로클럽이 32개, 하나로마트는 2420개에 달하고, 직영직판장도 있고 각 지역 공판장도 80개에 거의 육박하다 보니 담당이 나뉜 것.

더욱이 농협은 중앙회나 그 산하 조직이 목소리가 큰 일사분란한 체계가 아니라 각 지역 농협의 자조정신이 중요해, 다소 그 연원에 따라 방만하고 중복되게 보여도 어쩔 수 없다는 운영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일명 '신·경 분리'로 금융과 경제 분야를 쪼개고 제도 정비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유통 라인에 대한 손질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에 대응하는 농협경제지주가 탄생하고, 유통 계열 자회사는 모두 이 아래에 두게 됐다. 이에 따라 농협하나로유통·농협유통·농협충북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 등 5개사가 그 역할을 재분배하는 작업도 추진됐다.

농협하나로유통을 본부 격으로, 나머지 유통계열사들은 일선 조직 중심으로 시스템을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게 지난 봄의 일이다(구매는 물론, 발주 및 가격결정, 재고관리 등의 주요 업무를 농협하나로유통에서 맡고, 하나로유통 등은 판매에만 주력하는 것).  

여기에 온라인 판매망까지 정비하고 특히 모바일 쇼핑 등에서의 연계 등도 업그레이드하면서, 대체적인 유통 라인들에 비해 하나로마트(오프라인)·농협몰(온라인)이 떨어지지 않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NH마켓의 중개 관련 고객 유의 사항 경고문. 이 홈페이지는 경제지주에서 운영 중인 농협몰과 별개의 망으로 본연의 사업보다 통신판매업중개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경우를 방치하면, 하나로유통에서 구매 등 주요 업무를 직접 관장, 단일화하는 등의 노력도 효과가 반감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 NH마켓

◆별개 홈페이지 성황 관악농협, 전자상거래'중개' 열올려

하지만 농협의 판매망 특히 온라인 정책이 완성되려면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판매망은 대체로 5대 유통 자회사의 서열과 역할 정리를 하면 대체로 순조롭게 일머리를 새로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각 지역 조합에서 별개의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대대적으로 상업성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방치하면 이런 효율화에는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서울 금천구에 주소를 두고 있는 관악농협은 그 산하에 관악협농산물백화점을 두는 한편, NH마켓을 온라인 쇼핑몰(관악구를 등록 주소로)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이 운영하는 농협몰 홈페이지와 별개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통신판매사업자 등록을 하고 있는 것. 관악농협의 NH마켓은 각종 개별사업자를 홈페이지에 입주시켜 거래를 하도록 일반 대중에 공개하고 있는데, 하단에 주의 표시를 두고 "NH마켓에서는 이 상거래의 중개만 할 뿐 실질적 거래상 문제는 판매자에게 있다"고 고지하고 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도 아니고, 통신판매의 중개에만 열을 올리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이는 전체적인 농협 판매 및 유통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행태다. 애초 농협하나로유통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또 여러 자회사로 흩어진 기능을 한 데 묶는 등 효율화를 꾀하는 것은 조합원과 회원의 이익 보호를 위해서다.

조합원들이 여러 곳의 매장에 농산품 등을 잘 판매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열고, 그 노력의 일환(고객 유인)으로 생필품과 공산품, 농산물을 일괄적으로 취급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조합원 이익을 위한 조치의 효율화를 추진하면서도, 개별 지역농협에서 자체 몰을 온라인상에서 열고 또 그것이 상거래의 중개 형식에 경도되도록 한다면 앞서의 효율화 조치 정당성이나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하나로유통 등 자회사의 홈페이지 등을 종합하면 외형상 분명이 관악농협이 운영하는 관악협농산물백화점은 하나로유통의 매장 구성 일원으로 외형상 표지를 제공하고, 또 그 NH마켓 역시 농협 조직 활동으로 표시되고 있다. 중개업에 매진하는 것도 문제이고, 더욱이 해외판매 전담부서 등을 두는 등 운영 방식이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과거부터 나온 바 있다. 이번 유통 부문 대대적 정비 과정에 NH마켓 역시 손을 보지 않으면 기초부터 잘못된 정책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추진하는 데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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