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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철도 홍역 타산지석 못하면 코레일은 그저 '공약 지게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8.02 11:31:37

[프라임경제] 코레일이 SR을 통합하는 게 맞는지 등 이슈에 대해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SR은 수서발 고속철도 즉 SRT를 운영하는 회사다. 당초 이 구간을 코레일이 직접 맡을 것으로도 알려졌으나 결국 자회사를 두는 식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이를 통합하는 데 의중이 있다는 평. 20대 총선 국면서 컷오프 처리된 이후 야인으로 지내던 오영식씨가 문재인 캠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코레일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국면에서 일명 공영화(국영화)와 구조개혁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황금비율을 찾자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철도 공급 증대, 서비스 개선 등의 편익이 국가 독점체제일 때보다 크다는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영국 철도산업을 살펴보면 이러한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 영국은 1997년 기존 독점적으로 운영되던 영국철도공사를 선로·여객운행·화물운송·열차임대·유지보수 등으로 쪼갰다. 약 45개 회사로 분리되는 대수술이었다.

하지만 분리운영의 효과는 기대치만큼 나오지 않았다. 서비스 정신 부재로 인한 이용 불편 논란과 함께 안전 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영국은 다시 철도를 하나로 묶는 독점으로 회귀하지 않았다.

지금도 영국에서는 10여개의 운영회사가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통폐합 논의가 있긴 하지만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제 범위 안에서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과거로의 복귀가 유일선'이라는 논리는 용납되지 않는다.

SRT가 정차한 모습. ⓒ 뉴스1

한국개발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쓴 '철도부문 투자 및 운영체계 효율화 방안 연구'는 오래된 보고서지만, 그런 점에서 SR과 코레일의 통합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우려가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보고서는 영국에서는 여객서비스는 물론, 화물 열차 부문에서도 지속적으로 시장 개방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레일 그리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영국의 예를 타산지석해 좋은 철도 운영안을 새로 그릴 필요가 그래서 지금 높다. 간접 학습을 하고 그런 바탕에서 여러 답을 찾아볼 일인데, '공약이었으니 강행한다'는 정무적 논리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 영국이 치른 비싼 수업료를 우리도 다시 직접 내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코레일은 정치권 공약 실행을 시키는대로 나르기만 하는 '지게꾼'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물류를 책임지는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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