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부산 개금고의 꼴찌 신화가 이제 중앙 정치판에 입성할 태세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김해영 의원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김희정 전 의원의 3선 도전 가도를 끊으며 국회에 입성한 '젊은 피'로,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민주당 내 청년 지도자 육성 케이스로 최고위원회의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해영 의원이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 뉴스1
1977년생인 그는 부산 개금고를 마치고 부산대 법학과로 진학했다. 고2 시절까지만 해도 43명 중 42등까지 해 본 꼴찌 경력자였다. 공부로 대성할 건 아니라고 해서 흔히 말하는 직업반으로 가 미용을 배우려 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 대학 진학을 했다. 낭만이 있는 대학 시절을 보낸 것도 아니다. 이후로도 오랫동안 그는 가난과 부친의 암 투병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도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사법시험에 도전해 보자는 패기를 바로 이 대학 시절에 얻었다.
2009년 사시에 합격, 변호사가 됐는데 사회 부조리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시민사회활동 그리고 정치로 이어졌다. 변호사 실무수습을 문재인 현 대통령이 이끌던 법무법인 부산에서 하게 된 것도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과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법무법인 부산은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함께 운영한 사무실에서 그 연원을 찾는다는 평이 대세다.
새정치민주연합(오늘날의 민주당) 연제구 지역위원장을 맡은 그는 서병수 당시 부산시장의 시정 운영 방안에 대해 혹독히 비판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2105년 늦봄, 새정연 부산시당 씽크탱크인 오륙도연구소가 마련한 '서병수 시장 1년, 평가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신랄하게 문제점을 짚는 여러 인사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두환 전 대통령 등 5공화국 비리 규명을 위해 열렸던 국회 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명패를 집어던진 사례처럼, 패기로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이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후 1당 독재를 해온 부산 정치문화에 균열을 내고자 돌진하는 인물로 부각된 것.
이후 20대 총선에서 당시 지역구 주인이던 김희정 전 의원을 요격할 민주당 측 후보로 결정됐다. 김 전 의원이 '일하는 복지'를 표방하면서 각종 공약을 내건 상황에서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부산, 청년이 떠나는 부산을 이젠 바꿔야 한다"며 야당의 역할론을 강조해 표를 얻었다.
이런 정치 여정 때문인지, 그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익숙하다. 당장 실현 가능성이나 효과의 가시적 산출, 표가 되는가 등의 저울질과는 별개로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시도를 해야 할 때 지적하고 추진하는 것에 강한 것.
정책토론회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데 공을 들였고, 이 실질적 첫 성과를 '부산 재난대응기구 설치방안 토론회'로 열기도 했다.

2016년, 신공항은 가덕도로 꼭 유치해야 한다며 유인물을 돌리고 있는 민주당 정치인들. 왼쪽은 박재호 의원, 오른쪽이 김해영 의원. ⓒ 뉴스1
명절 당일 휴식 보장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마트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번 최고위원 도전 출사표에서도 경북 정치 변화와 차세대 지역 정치인 육성을 모토로 민주당이 앞으로 총선에서 대구 및 경북에 비례대표 1번을 배정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의 정치 실험은 과연 성공할까? 5공 핵심 출신 인물과 격돌하면서 정치 진출 첫 포를 쏘아올렸던 노 전 대통령은 험난한 길을 걸었다. 김 의원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면 6.13 지방선거로 구축된 오거돈 부산시장 및 각 지역 구청장들의 버팀목 정도, 그리고 전국적, 전반적으로 높은 민주당 지지세 등이다.
이런 효과들이 사라지기 전에 자기만의 색깔을 확고히 할 수 있을지, 개인의 역량과 정치적 성장 외에도 늘 변방에 머물러온 부산 정치가 민주당 그리고 여의도 정계 전반에서 인정받을지 등과도 맞물리는 지점에 그가 서 있다. 김 의원의 행보와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선출 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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