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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의회 '마지막 탱크' 장강식, 이젠 서은숙 체제 수호신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07.05 09:49:48

[프라임경제] "지역주민들이 무조건 머리 처박고 의장단 하라는 대로 하길 원하는 것 같습니까? 하지도 않은 간담회를 했다고 주민 혈세를 허위로 쓰지를 않나, 의원의 자료 요구도 불리하면 거부하고…(중략)…의회에 불출석하면 징계한다는 문서를 받았습니다. 머리 수 채워주는 들러리는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구청의 행정, 예산 집행 등을 잘하는지 확인하고 감시하는 역할은 충실히 하겠습니다."(2016년 10월17일 부산진구의회 장강식 구의원 자유발언 중 일부)

부산진구의회가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파란 물결'이 덮치기 전의 부산 지역 정치는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들이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래 줄곧 독차지 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런 시절에도 부산진구는 더불어민주당의 새파란 기상이 살아있는 것으로 정평났던 몇 안되는 곳 중 하나였다. 그 중심에는 제7대 부산진구의회에 입성해 있던 몇몇 민주당 출신 구의원들의 활약과 패기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장강식 의원이 있었다. 그는 지난 7대 구의원에 이어 이번 지선에서도 당선, 제8대 구의원으로 업무를 이어 나가게 됐다.

응당 축하받을 일이나, 주변에서는 서운하겠다는 평이 없지 않다. 부산진구의회에서 나란히 활약해 온 배용준·정상채 두 인물은 이번 지선에서 부산시의회로 진출했다. 시의원으로 무대를 옮긴 두 형제 같은 인물들과 달리 부산진구 현장에 가장 밀착된 형태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길을 택한 것.

말하는 이에 따라서는 민주당에 더없이 유리했던 6.13 마당을 통해 그가 신임 구청장으로 영전했어야 한다고도 탄식한다. 하지만 학생 운동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의 여성 정치인인 서은숙 신임 구청장(이번에 당선)을 키워야 한다는 당 내외의 소리를 존중, 결국 그가 물러선 것으로 전해진다.

무소속 출마 강행 등 진흙탕 싸움을 했다면 충분히 구청장실 회전의자에 앉았겠으나 그런 전쟁은 정면승부의 길만 걸어온 그답지 않은 길이라 잘 피했다는 이야기가 뒤따른다.

소수파 의원으로 구의 현안을 챙기고 다수파의 견제와 질시, 때로는 지나친 공격까지도 받아가면서 버티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인제대학교부산백병원 노동조합 위원장(1986~1993년)을 역임하면서 기른 맷집과 선공후사의 정신은 부산진구의회를 의회답게 만드는 활동 내내 충분한 밑거름이 됐다.

부산가톨릭대(학사)와 부산대 경제통상대학원(석사과정 재학)에서 공부한 그는 인본사회연구소 운영위원으로 일하는 등 궁리와 자기 계발에도 능하다. 현장을 누비는 부지런함만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대신 나름대로 연구와 고심을 치열하게 더하는 또다른 부지런함을 갖춘 것.

직설적이고 성격이 괄괄하다는 평가가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고 많은 이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늘 열심히 들여다보고 새로운 길을 찾아내고자 노력하는 정신은 그간의 우수한 의정활동을 빚어냈다.

지난해 4월 주민 통행로 '헐값 처분 논란(범전로 10번길 일부 폐쇄)'을 물고늘어져 세상에 널리 알렸다. 바로 그 다음달에는 '골든뷰 센트럴파크 아파트' 건설 추진 와중에 하천의 물길까지 바뀌는 등 지나친 특혜를 주는게 아니냐는 점이 부각됐는데 그 논란 중심에도 그가 있었다. 주민 행복과 동떨어진 행정이나 부당한 일처리로 공공적 가치가 지나치게 훼손되는 경우를 봐 넘기지 못하는 탱크 같은 돌진형 인물이다.

(주)동일의 건설 관련 인근 주민 피해의 보상 협상 같은 덩치 크고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이 존재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특히 동일 사건은 지역구(부산진 갑) 의원인 김영춘 현 해양수산부 장관을 도와서 관련 공청회를 성사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임해 공론화의 물꼬를 튼 사안이다. 구의회와 국회간 협력 항해의 좋은 실증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장강식 부산진구의원. ⓒ 부산진구의회

자신을 많이 홀대했던 한국당 정치인들과 막판에 과감히 감정의 매듭을 푼 행보도 눈길을 끈다. 그간 의정 활동을 견제하는 한국당 동료 구의원들 그리고 소수파 의원의 지적을 외면하거나 미적거리며 처리 지연을 알게 모르게 하는 구청장 등에게 악감정이 있을 법도 한데, 그래도 협력할 점에는 과감히 도움을 주기도 하는 모습을 먼저 보인 것.

6.13 지선을 앞둔 지난 5월에 추가경정예산안을 당시 구청장이 제출한 것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청장님이 이제 그동안 오랫동안 하시고 삼진, 3번 연임하시고 이제 그만두시는 이런 장면이 되니까 그동안 못다한 부분들 꼭 해주고 싶었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좀 골고루 아마 적용을 시키는 것"이라고 짚으면서 "긍정적인 면은 있다고 본다"며 전향적인 통과 협조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다만) 후임 구청장이 와서 또 점검을 해봤을 때 조기집행 했던 이런 사항들이, 그런 사항들이 나온다면 조금 문제점이 지적도 되지 않겠냐 하는 혹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막판 선심성 집행이 아닌, 반드시 필요한 일을 빨리 매듭짓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하라는 충언을 곁들이기는 했다.

멀리는 국회의 김영춘 의원, 이제 시의회로 떠난 과거의 동료 구의원들을 돕고 바닥을 다지는 책임을 혼자 지게 된 장 의원에게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다만 이번에는 많이 새롭게 구의회에 입성하는 데 성공한 새로운 민주당 출신 동료 구의원들이 있다. 그래서 탱크 같은 장강식 의원의 질주가 멈추지 않을 가능성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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