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국내 화장품업계 '빅2'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의 성적표가 공개되며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2위인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기 때문. 브랜드 이미지 보호를 위한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과 해외실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1조4316억원, 영업이익은 26% 감소한 23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016년(1조4851억원)보다 낮고 영업이익은 2015년(2780억원) 실적을 밑도는 수치다.
사드 여파가 아모레퍼시픽을 강타하면서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또한 아이오페, 라네즈 등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면세 채널 및 주요 관광상권의 위축과 홈쇼핑에서 아이오페 브랜드 철수 여파도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액(1조6592억원)과 영업이익(2837억원)이 각각 6.5%, 9.2% 증가하며 사상 최고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화상품사업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성장한 9477억원, 영업이익은 20.1% 늘어난 2120억원을 나타내며 전사 성장을 견인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액 증가의 1등 공신은 주력 브랜드인 '후'이다. '후'가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9.5%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후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약 40%씩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 지난 2009년 매출 1000억원, 2016년 1조2000억원, 지난해에는 1조4000억원을 돌파하며 단일 브랜드로 국내 화장품 1위 설화수를 밀어냈다. 올 1분기는 국내·외에서 35% 성장하며 매출을 견인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고(高)마진 채널인 면세점 매출액이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후·숨·오휘 등 화장품에 힘입어 올 1분기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반면, 설화수·헤라를 위시한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국내 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인바운드 감소와 구매수량제한의 영향을 LG생활건강보다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나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라네즈·헤라·아이오페·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을 최대 5개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의 50%를 차지하는 면세점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은 후·공진향·인양 3종 등과 숨·워터풀 3종 등 세트제품의 구매수량(최대 5개)을 제한했으나 아모레퍼시픽보다는 제한폭이 적다.
또한 화장품 매출의 80~90%%가 넘는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시장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올 1분기 생활용품(3947억원)과 음료사업(3168억원)에서만 715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양사의 화장품 승부는 해외실적에서도 명암을 달리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럭셔리 화장품이 전년 동기 대비 89%가량 성장하며 중국 전체 매출 향상에 기여했다. 중국 매출 성장에 힘입어 해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하며 전체 화장품의 26%를 차지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사업 매출액이 소폭(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유럽사업이 '롤리타 렘피카' 브랜드 라이선스 종료 영향으로 매출액이 약 5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4월부터 면세점 매출이 증가한 측면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작년 3월 내려진 중국 '한한령'으로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이 60% 가까이 꺾인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신제품 출시와 해외진출 다변화로 영업이익 감익폭이 3분기 -31.9%, 4분기 -29.7%, 올 1분기 –26%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도 긍적적인 요소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이선화 연구원은 "3월 면세점 성장률이 두 자릿수로 회복되고, 4월 면세점 매출은 3월보다 양호한 수치를 보이고 있어 회복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은 전년대비 24% 감소하며 당초 기대를 넘어섰다"면서 "면세점을 제외한 국내 화장품 매출은 전년대비 12% 감소하면서 지난해 3분기 이후 낙폭이 계속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분기부터는 매출 성장 모멘텀이 강화되며 수익성도 동반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