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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회사 체제' 지배구조 개편 "신의 한 수"

공정위 등 호의적 반응 "주주 친화 경영 강화 시그널"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8.03.29 12:54:23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8일 공식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대한 관심이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이와 관련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할 정도로 시장 반응이 호의적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왔던 시장에선 여타 다른 기업들이 진행하던 '지주회사 전환'이 아닌 '사업 지배회사 체제'로 고개를 돌렸는지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그 동안 제기됐던 다양한 시나리오 가운데 단순한 방안은 기아차 보유의 현대모비스 지분 16.9%를 대주주가 매입해 순환출자고리를 끊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막대한 자금은 물론,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가장 유력한 방안으론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3사를 투자 및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한 이후 투자 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로 만드는 것이었다. 공정위에서도 '대기업 지주회사 체제 전환'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지주사 시나리오'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런 예상을 깨고, 모듈과 AS부품 사업부문을 떼어낸 현대모비스를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출자구조 재편안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접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룹 핵심 사업 '완성차 본연 경쟁력' 유지

첫 번째 이유는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현대차와 기아차 '완성차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지속 유지하고자 하는 차원이다.

구조 개편 이후에도 그룹 핵심 사업인 완성차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계열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다. 하지만 이 두 계열사를 투자 및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할 경우 미래 사업 확장성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지주회사 전환'이 아닌 '사업 지배회사 체제'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 현대자동차그룹

실제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투자 부문을 따로 분리해 반쪽짜리 운영하는 곳은 없으며, 오히려 직접 유망 업체 인수에 뛰어들어 혁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 유동성과 높은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확보한 현대·기아차 역시 스스로 미래 사업 확장 가능성을 차단할 이유가 없다.

현대·기아차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땐 언제든지 주도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여건이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업체 간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그대로 갖추는 것이 그룹 전체 발전을 도모하는 '최적의 방안'인 셈이다.

◆'대규모 빅딜' 그룹사 공동 투자 인수 방식 확보

두 번째 이유는 지주사 체제 전환시 미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할 수 있는 대규모 M&A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자동차 산업이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망사업 인수 및 합병은 '필수전략'으로 꼽히다.

물론 인수 기업 규모가 크면 클수록 한 개 계열사가 인수 부담을 모두 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계열사 내 자회사들이 공동 투자를 통한 인수·합병을 진행한다. 

실제 현대차그룹 역시 2011년 현대건설(000720) 인수 당시 △현대차 21.0% △기아차 5.2% △현대모비스 8.7% 총 3개 계열 회사가 공동으로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지주회사 체제'시 이런 인수 전략은 공정거래법상 체제 내 자회사들이 공동 투자해 타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존속 현대모비스는 그룹 내 '미래기술 리더'로,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합병 현대글로비스(086280)도 안정적인 수익사업 확보로 투자 재원 확충이 가능해지고,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즉,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각 그룹사들이 미래 혁신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유기적 체계를 마련한 셈이다.

◆적법 재편비용 부담 "대주주 사회적 책임 의지"

무엇보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구조 개편에 있어 가장 큰 배경은 재편 취지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갖기 위한 차원이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현대차그룹 대주주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사실 그동안 지주사 전환 시 △대주주 현물출자 △자사주 활용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 수취 등 다양한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런 편법적 방법을 지양하고, 대주주가 지분거래에 따른 거액의 세금을 납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수립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주주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과 정의선 부회장이 납부할 세금만 무려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대주주 및 계열사 간 주식거래가 완료될 시점까지 대주주가 납부할 양도소득세만 약 1조원 이상의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대주주의 이런 행보는 최근 공정함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로, 불필요한 소모성 논란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취지 진정성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물론 일각에선 분할, 존속회사 현대모비스 외양을 더욱 키워 수년 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룹 출자구조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자회사 주식 소유로 회사를 지배한다'는 의미에선 일반 '지배회사'와 성격이 유사한 '지주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총자산 5000억원 초과 △자회사 총주식가액 합 자산 총액 차지 비율 50%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현대차 주식 20.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존속 현대모비스 총자산(18조8000억원) 중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현대차 등 총 지분가액(모회사가 최대 출자자인 국내 계열회사 장부가액)은 약 4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즉, 비율이 22%에 그쳐 50%에 달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새로 개편될 출자구조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되, '그룹 핵심' 자동차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보완·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수직적 사업구조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계열사 간 자율·책임경영 체제 확보 등 '미래 지속 성장'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는 전략이다.

또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완성차 부문이 사업 위상과 경쟁력을 제고할 경우 그 효과는 전방 사업 지배회사와 후방 계열사에 고루 확장되는 '전후방 사업연계 선순환 구조'도 구축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재편안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신의 한 수'"라며 "대주주가 지분거래를 통해 거액의 세금을 모두 지불하며 편법을 배제한 방식은 주주들에게 앞으로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시그널로 인식돼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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