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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의표 찌르기…김여정 방중설 유력한 이유는?

韓-北-美 두뇌게임서 유리한 고지 확보 위해 치열한 수 싸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27 09:18:19

[프라임경제] '백두혈통 공주'가 또다시 움직이나?

북한 주요 인물이 중국을 방문한 정황이 포착돼 동북아 외교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등 거물 인사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소식통과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발 21량짜리 특별열차가 26일 밤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했다. 지난 2011년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당시 탑승했던 열차의 외관이 비슷해 이번에도 VIP용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직접 방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아직 김정은 직접 방중설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각)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그 보도들이 꼭 사실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의 의중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대변인격 고위급이 중국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권좌에 오른 후 해외 일정을 직접 소화한 경우가 없다. 더욱이 북핵으로 인한 긴장 조성 이후 중국과도 각을 계속 세운 바 있어 막바로 자신이 중국행을 결단하기에는 모호한 상태다.

다만 북한은 중국을 지렛대 삼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접촉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치밀한 수 검토와 실제 결행에 나선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측 사절단이 평양을 방문, 남측과 북측 정상이 4월 말 서로 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화해 모드에 일정 부분 편승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정상회담도 우리 회담에 뒤이어 5월에 하겠다는 의사를 시원스럽게 밝혀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북측에 핵 완전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고 지원 등만 하는 미봉책을 쓸 생각이 없다는 점을 여러 경로로 흘리는 중이다.

북한 측이 우리 정부가 '한반도 운전자론'을 설파하며 남-북 간 대화나 미-북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에 전적으로 신뢰와 동의를 하는지도 미지수다. 통미봉남으로 선회를 할지, 혹은 어중간한 이용 차원에서 우리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지에 대해 확실히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확실한 것은 핵 문제를 놓고 다양하고 많은 협상 이익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주도권이 미국에 여전히 넘어가거나 한국과 이를 분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무역전쟁 포문을 연 중국의 사정은 북측이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다. 

확실히 그 전에 비해 불편해지긴 했지만, 과거의 교류 상황이나 향후 북한의 위상이 지나치게 축소될 경우 미국과 사실상 접경하다시피 직접 대치해야 한다는 점은 중국 당국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지식재산권 무역분쟁에 남중국해에서 이미 미국과 중국 양국 해군이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측은 자신들의 입장을 최고위 혈통을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서로 윈윈할 여지를 여는 탐색전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풀이가 그래서 나온다.

이런 점에서 보면, 김정은 직접 방중 못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백두혈통 김 부부장 방중설은 상당히 유력하다. 이미 남측과의 교섭 등으로 대외 협상의 기초 검증은 성공리에 마친 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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