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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비밀조직설에 강기정도 명부 논란···광주 지선, 평화당 어부지리?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26 17:20:45

[프라임경제] 민주화의 성지, 광주광역시가 지나친 정치 의식 과잉 아니냐는 타지역민들의 시선을 받는 안타까운 사정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수장을 뽑는 선거 구도에서 당내 예선부터 심각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는 우려가 높은 것.

이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장 획득이 곧 본선 통과로 연결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지나친 골육상쟁으로 치닫는 것은 문제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이용섭 예비후보가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 하지만 이 예비후보의 시장 진출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불법적으로 유출된 당원 명부를 활용해 자신의 업적을 홍보한 게 아니냐는 반발이 날로 거세지는 것.

급기야 25일에 같은 민주당 식구들인 강기정·민형배·최영호 등 3인의 예비후보들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예비후보는) 자신이 정말로 결백하다면 경찰에 신속하게 조사를 받는 것이 당원명부 유출사건을 중대범죄로 바라보는 광주시민과 당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리"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문제는 이들의 주장이 불공정 경선 원인 책임을 지라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 중앙당이 이 예비후보의 후보 자격 박탈을 하라는 촉구로 이어지면서, 이것은 좀 심하다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과열 또 과열' 그럼 윤장현-강기정은 청정하냐 반발까지

현재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경선 분위기 과다를 우려, 컷 오프 방식을 일부 차용하고 결선투표는 하지 않겠다는 지방선거 구상을 그리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결선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서울특별시장 구도에서는 박원순 현 시장에게 유리하고, 광주의 경우 이용섭 진영이 반길 만한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안티 이용섭 구도가 형성돼 당의 결단을 구하는 지나친 기류 조성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풀이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이용섭 논란만 제거하면 고르디우스 매듭 풀리듯 사정이 모두 처리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대두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잘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순진한 생각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오히려 힘을 얻는다. 우선 윤장현 현 시장의 태도에서 보듯, 지금 문제는 '이용섭=부정과 불의의 화신'이며 그만 빠지면 문제가 아름답게 '내부 조율될 것'이라는 내용 정리는 지나치게 왜곡된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윤 시장은 25일 3인 기자회견에 뜻을 같이 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그렇다고 이 문제 국면에서 후보 단일화 등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내놓지는 않았다. 즉 후보 단일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윤 시장 진영의 생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자신을 버리고 당원 동지들과 시민들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리는' 사태의 조기 수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회의에 참석한 모습. ⓒ 광주광역시

여기에 윤 시장의 현직 수행 과정에 대한 논란도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일보'에서 내놓은 추적 기사에 따르면, 윤 시장은 지난해 11월 광주에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선 완성차 및 친환경부품 공장 유치가 시급하다며 이 업무를 전담할 시장 직할 비선조직인 '자동차 특임단'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조직은 지나친 비밀주의로 비밀조직 논란을 빚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국회의원 출신인 강 예비후보 역시 정치 초년생 시절부터 신진기예한 인물로 계속 주목받아 왔으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정에 물든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일명 명부 논란을 다투는 과정에서 그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하는 상황이 됐다. 강 의원 주변에서는 고소장을 낸 몇몇 권리당원들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용섭 진영의 물거 들어가기 시도라고 반발하며 무고함을 호소하고 있다.

강기정 예비후보 등이 이용섭 예비후보의 명부 유출 논란에 정면 반발하고 있다. ⓒ 뉴스1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깃발만 들면 된다는 유력 인사들의 오만함에 지역 사람들이 견제구를 던질 수 있다는 비판적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민주당 아니면 안 된다는 낙승론 자체가 붕괴할 가능성은 물론 작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어쨌든 민주당 중앙당과 지역 출마 희망자들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높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

여기서 좀 더 과감한 해석을 내놓는 이들은 민주당 계열 선량들 전반에 대한 염증으로 자칫 다른 정당 후보에게 어부지리가 갈 수 있다는 쓴소리까지도 내놓는다.

◆민주당 오만함에 심판론 대두? 조배숙 차분한 전략 눈길

안철수 파장으로 보수화된 바른미래당이 광주 인근에서 광역 및 기초 승기를 잡을 여지는 작다는 풀이가 유력하다. 하지만 민주평화당 정도라면 기존의 '존재감 실종론'을 딛고 이번 민주당 자중지란을 양분삼아 부활을 노려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당은 23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제20차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여는 한편, 무등시장에서 광주전통시장 상인회장단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민생경제 행보 및 지역 정가 자존심 회복 시동을 걸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당 사령관인 조배숙 대표의 안정감 있는 태도에 과단성이 가미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변화 흐름이다. 조 대표는 23일 광주 선거판에 장병완 원내대표 등 현역 당 인사를 차출하는 문제에 대해 "현역일 경우 보궐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있어 조심스럽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해보자고 해서 현역들과 얘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의 이 발언은 애초 현역 차출 불가론에서 전향적 태도를 나타낸 것이라 주목된다. 의석 수 감소에 따른 국회내 교섭 단체 구성이 어렵다고 판단, 현역 의원 차출을 반대하던 생각에서 공세적인 운영 기조로 재검토 의사를 보인 것. 

조 대표는 또다른 구도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면서 자신의 비중은 물론 당의 무게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 그는 26일 공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위한 총리 국회 선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개헌 국면에 대해 요소를 짚어주는 지적들을 쏟아냈다. 이것은 작은 정당을 이끄는 상황임에도 여당의 전략 부재와 국회와 청와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데 대한 정확한 충고를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더욱이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호남에서 꼭 여당(민주당)이 독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공개된 여론조사와 실제 호남의 바람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자체 여론조사를 해 보면 접전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많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센 평화당발 반격이 가능하다는 경고이기도 하고, 민주당이 호남 등 여러 지역 선거 상황을 고려해, 국회 내외의 전략적 협상에 평화당 등 일부 야권과 전향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제언으로도 해석된다.

어느 각도에서 보나, 현재 민주당 계열 주자들의 광주 내전은 빨리 종결되어야 한다는 위기론이 높아지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수습을 한 뒤 지방선거 예선과 본선을 치러도 해결 가능한 현재 문제에 너무 심각한 출혈을 하지 말자는 주장은 그런 배경을 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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