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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홍콩 금융맨 홀린 한국 커피의 힘 '커피익스체인지'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8.02.22 15:44:23
[프라임경제] 홍콩 센트럴역 한 가운데, 익숙한 한글이 눈에 들어온다. '커피 익스체인지(coffee exchange)' 다소곳하게 적혀 있는 간판 뒤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부터 포근하고 트렌디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향긋한 커피향과 K팝 노래가 흘러나온다.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중앙에 위치한 커피바가 한눈에 들어온다. 4~5명의 직원들은 주문 받은 커피와 음식을 조리하고 테이블을 안내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직원은 당당히 아메리카노를 추천했다. 그만큼 커피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아메리카노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한 햄버거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커피를 받고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테이블은 모두 채워져 있었다. 영어와 광둥어를 사용하는 각기 다른 국적의 사람들은 모두 한국산 커피와 빅뱅의 노래를 들으며 느긋한 점심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마치 이태원의 한 카페에 온 느낌이 들었다. 홍콩에서 느끼는 한국이었다고나 할까. 1시가 넘어서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카페를 찾아오고 있었다. 

◆한국문화 즐기는 홍콩, 인테리어·맛 모두 '만족'

커피익스체인지는 지난 2010년 설립된 커피로스팅 기업으로 지난해 4월 홍콩 IMC쌍둥이빌딩 1호점에 입점했다. 홍콩 차이캠 투자회사가 자금을 갖고 있는 조인트벤처 회사를 통해 투자금액을 전액 지원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홍콩 센트럴역 IMC쌍둥이빌딩 1호점에 위치한 커피익스체인지. = 추민선 기자

투자지원금은 약 18억원 규모로 국내 청년 창업지원 규모가 평균 5000만원과 비교할때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커피익스체인지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홍콩 센트럴역에 위치한 IMC쌍둥이 빌딩 중 1호점 지하 1층을 운영하고 있다. 

홍콩에 처음으로 한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카페를 오픈한 주인공은 이준용 커피익스체인지 대표다. 

홍콩의 홍대라고 불리는 란콰이펑에는 한국퓨전바가 오픈하는 등 한국 음식과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이 대표의 커피익스체인지가 홍콩 차이캠 투자회사의 러브콜을 받아들인 것.

처음 만남은 해외 커피박람회에서였다. 그동안 해외 커피박람회에 꾸준히 진출했던 이 대표는 한류의 커피문화를 도입하고자 했던 조인트벤처회사와 투자 컨설팅 계약을 맺게 됐다. 

이후 컨설팅 계약에 벗어나 한국 브랜드를 필요로 했던 투자회사에서 먼저 투자를 먼저 제시하면서 홍콩 진출을 이룰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커피익스체인지가 국내 커피 원두 업체 최초로 홍콩에 진출했다. 특히 한국의 음식제조업의 해외 진출 동시에 청년 창업 해외진출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커피익스체인지가 홍콩시장에 입점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에는 한류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예전에는 국내 배우와 노래, 가수가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한국음식, 문화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 한류의 관심이 한국 사람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생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커피원두 상위 7%만 사용…헷징 거래 통해 가격↓

홍콩 진출을 이룬 커피익스체인지의 전략은 한국 커피의 고급화, 다양화다. 이를 위해 처음 오픈했을 당시 홍콩 내 바리스타를 채용하기보다는 한국의 바리스타 3명이 직접 로스팅을 담당했다.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익스체인지만의 로스팅 기술을 홍콩에 그대로 전달하기 위함이다. 지금은 한국인 바리스타에게 기술을 전수받은 홍콩 현지 바리스타들이 커피맛을 이어가고 있다.  

커피익스체인지에서는 최상급의 원두로 로스팅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 추민선 기자


이준용 대표는 "커피익스체인지의 직원들은 모두 바리스타 심사위원이다. 이 중 3명이 홍콩 익스체인지에서 활약하며 현지 바리스타를 양성하고 있다. 커피익스체인지의 스페셜티 원두를 통해 홍콩 커피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가 앞서 말한 커피익스체인지의 스페셜티는 원두의 등급이다. 스페셜티협회에서 매년 원두 산지에서 커핑 점수를 매긴다. 평균 85점 이상 되는 커피를 스페셜티 등급이라고 한다. 까다로운 심사과정으로 매년 전체 커피원두 중 상위 7%에 불과한 최상위급 커피를 뜻하는 의미로 통용된다. 

고급커피의 대중화를 위해 가격 유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커피익스체인지는 커피의 맛과 더불어 중요한 요소인 상품 가격의 유지를 위해 미국 선물시장을 통한 가격 헷징(Hedging)거래를 별도 관리한다.

이 대표는 "커피의 신선도와 품질, 가격을 유지하고자 커피 산지 농장들과 직접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상품의 안정화를 위해서 상품거래를 뉴욕선물거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높은 품질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급커피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생산되는 블렌딩은 브라질 커피 특유의 부드러움(Smooth)과 콜롬비아 커피의 달고 진한 바디감(Sweet, Round), 마지막으로 풍부한 아로마와 상큼한 산미(Floral, Fruity)를 살리기 위해 에티오피아 커피와의 조합을 채택했다.

또한 원자재의 신중한 선택과 제품의 개발, 유지를 위해 수많은 산지로부터의 원자재 소싱 루트를 추가적으로 구축해 놓고 있다.

◆현지 인기 발판…몽콕 2호점 오픈 예정

홍콩 커피익스체인지는 뜨거운 현지 반응에 힘입어 오는 4월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2호점은 침사추이 몽콕에 위치한다. 2호점 투자 역시 센트럴점과 같은 홍콩 조인트벤처가 진행한다. 

같은 투자자가 또 한 번의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그만큼 외국인과 현지인들에게 반응이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커피익스체인지 매장에 들어서면 향긋한 커피향과 함께 익숙한 K팝도 들을 수 있다. = 추민선 기자


실제 매장을 찾은 딜란(Dylan, 33세)씨는 "국적은 영국이지만 현지 법인 발령으로 인해 홍콩에서 3년째 거주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한적한 곳을 찾아 들어왔는데 커피맛이 좋아 일부러 찾아오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이곳에서 간단히 식사도 해결하고, 일도 한다"며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도 좋아 앞으로도 계속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에서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면서 커피익스체인지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현지 직원의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커피익스체인지 센트럴점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리즈(Liz)씨는 "현지인뿐 아니라 한국분들도 많이 찾아 주고 계신다"며 "한국 브랜드가, 한국 이미지를 가지고 현지에서 인정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 몽콕점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커피익스체인지를 만나볼 수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10일 종로 1호점, 역삼동 2호점과 올해 상암동에 두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홍콩 성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확장과 더불어 홍콩 기반으로 동남아 진출 계획도 세운 상태다. 

이 대표는 "커피익스체인지가 청년 창업 성공의 선례로 남고 싶다. 이를 신호탄으로 더 많은 청년 사업가가 해외로 진출해 진정한 한류바람을 몰고 올 수 있도록 예비 청년 창업자들 위한 아낌없는 지원도 함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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