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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이승민 WMU의장 "깊고 긴 어두운 터널 빠져 나온 기분"

월드미스유니버시티(WMU) 출신자들 명예 되찾게 돼 기뻐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01.10 09:58:47

지난 8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승민 월드미스유니버시티(WMU) 의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돈 받고 왕관을 씌운다는 혐의를 받아 온 '월드미스유니버시티(WMU)'가 5년만에 오명을 벗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이은상 판사는 지난 8일 '세계대학생 평화봉사사절단' 계좌로 2012년 3월부터 2014년 1월까지 5억3000여만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승민 WMU의장에게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3년 당시 '돈으로 왕관을 산다'며 많은 방송과 신문들이 앞다퉈 메인뉴스와 톱기사로 보도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고, 그로 인해 국내외에서 열리는 미인대회 신뢰성을 일순간에 추락시킨 사건이다.

이 판사는 선고문에서 "기부금은 제공한 사람의 의사나 동기, 반대급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돼야 한다"면서 "이 씨가 WMU대회진행비 마련을 위해 받은 부분은 기부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회진행을 위해 빌린 돈은 일부 반환된 것으로 보인다"며 "또 형사고소가 진행된 점을 비춰보면 조건 없이 준 돈인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이씨가 화장품 회사나 금융기관, 병원 등으로부터 광고나 홍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며 "책자 등에 후원자 명단을 기재했고, 이는 적극적인 광고나 홍보가 제공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세계대학생평화봉사사절단은 국고보조금이나 기타수익 없이 회비나 이 씨가 빌린 돈으로 운영됐다"며 "이 씨가 빌린 돈을 넣고 빼서 쓰는 정도라면 이 씨가 횡령했는지, 또 사절단이 실질적인 피해자인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계처리가 명확하지 못한 것은 맞지만, 회칙에 감사 등 규정이 없고 이 씨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 세계 81개국 83명이 참가한 '28th 월드미스유니버시티 In 캄보디아' 모습. ⓒ 프라임경제

이 판사는 무죄를 선고한 뒤 "이 사건이 왜 불거졌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단체가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게 하고, 다시는 이런 잡음을 일으키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 의장은 "깊고 긴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온 기분"이라며 회한 가득한 목소리로 그간에 힘들었던 심정을 전하고 "무엇보다 월드미스유니버시티(WMU) 출신자들의 자존감이 무너진 것이 가장 큰 걱정과 아픔이었는데 이번 판결로 이들이 명예를 되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가진 돈과 형제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회를 치뤘다"며 "온갖 치졸한 방법으로 혐의를 씌워 내게서 WMU 조직위를 빼앗으려 작당한 세력들로 인해 내 주변인 70여명이 검찰과 경찰에서 조사 받는 고초를 겪었다"며 그간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자신과 함께 조사 받은 당사자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 의장은 "WMU는 30여년을 이어 온 세계대학생들에 축제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있다"며 "앞서 열린 중국과 캄보디아대회 모두 개최국 정부 주도로 진행했고, 특히 캄보디아의 경우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훈센총리 장남 훈마넷이 직접 나서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대학총장회의(IAUP) 상겔리아(shengelia) 의장까지 참석할 만큼 국제적인 공신력을 인정받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 사건으로 인해 WMU조직위본부를 국내에서 미국 뉴욕으로 옮기는 아픔을 겪었다"며 우리 정부에 못내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1986년부터 개최해 온 월드미스유니버시티는 세계대학생평화봉사사절단을 선발하는 국제미인대회로, 올해는 개최국은 말레이시아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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