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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유통업계 인건비 부담에 '울상'

편의점 '무인점포·가족경영'…관리비 상승에 경비원 해고도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8.01.04 15:14:43

#. "최저임금이 지난해 이슈였던 만큼 알바생들도 최저시급 줄 수 있냐고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저임금을 지키면서 운영하자니 타격이 크고, 매장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없이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가게를 지키고 있죠. = 마포구 CU매장 운영 점주

#. "투잡으로 편의점 오픈을 고려하던 중 최저임금 상승이 가장 신경 쓰이더군요. 지난해 오픈을 생각했지만, 시간을 두고 무인 편의점을 오픈하기로 했습니다. 오픈 일자는 두 달 정도 늦춰졌지만 무인 편의점로 수익성 측면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 마포구 지역 이마트24 오픈 예정 점주.

#. 일산의 한 오피스텔은 이달부터 경비인력을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줄인다고 안내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 최저임금 상승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한 장치임은 분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취업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라임경제]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 보다 16.4% 상승한 7530원으로 뛰면서 유통업계는 인건비 고민에 빠졌다. 특히 최저임금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인 편의점 점주들은 매장 운영시간을 줄이거나 인력을 줄이는 추세다.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경비원을 선택한 이들도 최저임금 상승 타격에서 비껴갈 수 없었다. 인건비 절감을 명분으로 경비원들의 해고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 

이에 일각에서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 없이 서둘러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한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점주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채용을 줄일 것이고 아르바이트 일자리마저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가맹점은 악화되는 수익성을 견디지 못한 점주들의 이탈로 점포 수 감소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저임금 꼭 다 줘야합니까"

"최저임금, 정말 다 줘야 합니까" 취재를 나선 기자에게 점주들은 속내를 털어냈다. 점포당 매출은 매년 비슷한 상황에서 지출 부담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

종로구에서 만난 GS편의점 운영 점주 이모씨는 "야간근로 수당과 주휴수당, 그리고 인상된 최저임금을 모두 챙겨주면 정작 점주들은 이보다 더 못한 수입을 손에 쥐기도 한다"며 "어쩔 수 없이 야간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주말과 야간 근로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정적으로 가맹점에 납부하는 정산금도 채워 넣기 급급한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아르바이트생을 쓸 수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현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 대비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 상승 부담이 가장 큰 편의점 점주들의 고민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추민선 기자


마포구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번에 큰 폭의 상승은 점주들과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채용이 힘들어지는 편의점, 이로 인해 아르바이트도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얻기 위함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후폭풍은 편의점 업계뿐 아니라 경비원과 카페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일부 오피스텔과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비원 감원을 밝혔으며 카페들 역시 아르바이트생 감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이경주씨는 "주위에서 해고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며 "아직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분들도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어쩔 도리가 있나. 인건비 상승이 곧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입주민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혜택을 보는 이들도 있지만, 이로 인해 실직자가 생기고 있는 상황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상생안 발표' 실효성은?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상생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당초 예상보다 아쉬운 지원 내용에 크게 반발하며 전면 무효를 선언하기도 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은 상생협약을 발표했다. 가맹점 생애 관리 프로그램 도입에 연 800~900억원 지원, 점포 운영 시스템 고도화에 연간 총 6000억원 투자, 스태프 케어 기금 조성 및 기초 고용 질서 등이 골자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상생안을 내놓고 있지만, 점주들은 지원 방안이 턱 없이 부족하다며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추민선 기자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해 5년간 9000억원 규모의 가맹점주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또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도 연내 상생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선두업체처럼 수백억원대 규모의 지원에 나서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외에도 이마트24는 모기업인 신세계에 재정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점주들은 상생 방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CU 상생안에서 신규 점포 대상으로 최저 수입 보장액을 120만원 증액하고 월 최대 30만원의 폐기지원금을 신설했다. 

그러나 기존 점포에 대해선 전산·간판 유지관리비와 심야 전기료 지원에 그치고 있다. CU 상생안에 따른 심야 전기 지원율은 40%선이며, 전산·간판 유지관리비 지원액은 월 4~5만원선이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원책이 신규 점포에 집중되고 있어 피부에 와 닿는 지원정책은 심야 전기 지원율 정도"라며 "인건비 상승에 따른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저임금 1만원 코앞…무인편의점 확대 움직임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점주들은 상생 지원책과 함께 자구책 마련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지 않아도 편의점을 운영할 수 있는 무인 편의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일산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경비원을 감원한다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 = 추민선 기자

아직 무인 편의점 운영률은 높지 않지만, 시장에 안착이 된다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매장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이달 마포구에 무인 편의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이모씨는 일반 편의점 운영을 고려했지만 최종 계약은 무인 편의점으로 변경했다. 

5년 안에 시급 1만원까지 상승하게 되면 현 상황에서 최저임금 상승이 40%에 육박하게 되고, 비용이 40% 증가한 상황에서 그 이상 이윤을 창출하지 않으면 지속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씨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인건비 상승 부담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일반 편의점 사업을 검토하다 최종 계약을 무인 편의점으로 결정한 이유도 카페 운영에서 체감한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최저임금이 국내보다 높은 일본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점포를 무인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에서 무인편의점을 롯데월드타워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이마트24 역시 최저임금 인상 대비와 신기술 도입에 발맞춰 무인 편의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셀프 주유소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처럼 편의점 역시 전자통신기술 발달과 인건비 절감 방안으로 무인점포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 같은 흐름은 올해를 시작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인력채용을 줄인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이 함께 뒷받침 돼야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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