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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막말 · 역설화법 정치, 이번엔 '찌는 담배 조세공백' 시험대에?

거침없는 언사로 공세적 접근…강한 변화 모멘텀 맞이하면 스스로 변화 담금질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9.21 08:46:47

[프라임경제] 내리 4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기획재정위원장이라는 점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위 높은 언사로 갈등을 빚기도 한다. 특히 최근 강한 빈정거림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을 반대의견을 가진 정치인 면전에 내놓거나, 기존의 자기 의견을 100% 뒤집는 행보를 다시금 시작,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강한 톤의 언어와 급격한 드리프트(코너를 급히 도는 레이싱 기술) 정치학은 기존에도 감지된 바 있다. 다만 지금은 막중한 위치에 오른 그가 경제 현안에 대한 발언들을 하는 것이라 더 유의미하다는 것. 여야간 복지 재정과 예산 전반에 대한 관점차가 큰 상황에서 더 눈길을 끄는 측면도 있다. 

◆이번엔 '찌는 담배' 변곡점 위에 서나? 

지난 8월28일 이른바 찌는 담배(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개별소비세 손질을 논의한 기재위 전체회의가 열렸다. 현재 기재위에서는 외국계 담배기업 필립모리스가 우리 당국의 제품 관련 세제 손질 후 출시 요청에도 전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해 일종의 조세공백이 생긴 것을 보완하는 법안이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의 감사원 감사청구, 검찰 수사 요청 주장을 내놓자 조 위원장은 "감사원 청구 이야기가 나왔는데 KT&G가 왜 독점하는 지도 보고 감사원 청구까지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아예 이 기회에 담배 판매 금지하는 데 대해서 적극적으로 알아봐 주면 매우 바람직한 정부가 되지 않겠나?"고 바로 말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종의 '논점 일탈'이나 '확장'으로 상대방 진을 빼는 전술을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우리 정부 당국이 조사해 본 결과, 일명 필립모리스 농간 우려가 더 높아졌다. 기존에 제출된 자료가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거 축소수정돼 있었다는 것. 조 위원장 등 '개정 신중파'로서는 '조세공백론'이 한층 강화돼 더 머쓱해진 상황의 변곡점에 선 셈이다.

그의 이런 막말 논란은 종종 되풀이되는 일이다. 2011년에는 일명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문제를 놓고 김영춘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을 철새로 비판했다. 피해자 구제를 위해 예금자보호법 기본 시스템을 뒤흔드는 특별법 주장이 당시 대두됐다. 조 위원장도 이 입장이었다.

이에 김 당시 최고위원은 "법 통과 가능성이 없을 뿐더러 되지도 않을 일에 선심쓰고 보자는 식으로 하는 것은 국회 입법권을 희화화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는데, 조 위원장은 그가 옛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 등까지 되짚어 '철새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결국 이 문제는 워낙에 포퓰리즘 우려가 크다는 여론에 의해 조 위원장 등 추진안이 유야무야 되는 것으로 끝났다. 같은 해 11월에는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친노를 향해 "역사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는데 이 강성 발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짚을 필요가 있다. 

◆철새 비판에 '워런 버핏 논란' 등 줄줄이 '식언' 상황? 

현재는 조 위원장 스스로가 민주당을 떠나 현재 자유한국당으로 이적한 상황이고 보면, 과거의 철새 논란과 '역사 앞' 발언 등은 일종의 '식언 논란' 비판 여지까지 있다는 것.

더욱이 그는 법인세 증세와 관련해서도 강성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더욱이 현재는 견해 변경까지 해 더 관심을 모은다.

그는 과거 '워런 버핏은 스스로 세금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을 언급, 재계의 법인세 인하 요구를 성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태세 전환이 관심을 모은다. 법인세를 다시 인상하자는 민주당 안에 반대하는 것이다. "해외 여러 나라가 법인세 인하 중이고, 우리나라 역대 정부도 인하 추세였기 때문에 맥락을 봐야한다"는 법인세 인상론에 제동을 걸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살필 측면이 있다. 지난 2016년 10월 그는 "소득재분배가 나빠지는 현재 상황 같아서는 법인세율을 5~10%p 올리는 게 맞지 않나 싶기조차 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오히려 현재 민주당 아이디어보다 약간 센 법인세 재인상론으로도 보인다.

이를 테면, 법인세 부담을 기업에서 일정 부분 지는 게 옳다는 게 과거 소신이었고, 2016년 하반기에도 이런 입장과 속내가 있었지만 지금은 입장이 바뀐 것이다. 단순히 정략적으로 '식언'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더 큰 대의'를 위해 주장 수정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그의 그간 정치 패턴은 막말 논란 등 거친 충돌 정치로만 볼 건 아니다. 끊임없이 자기 견해를 세상과 대립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을 스스로 고치는 '반어법 정치'로 평가하는 전체적 윤곽도 잡히고 있다.

이번에 담배를 파는 자체를 재검토 하자는 그의 강한 발언도 그런 면에서 재해석할 수도 있다. 단지 다른 의원을 향한 막말 태클이나 시간 끌기 회의 태도가 아니라, 담배 문제를 국민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세금을 걷는 문제임을 전제로 논의하자는 화두로 앞으로 우리 정치권에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적 승화는 결국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숙연하게 자기 정치를 단련하는가에 달려있다. 4선 의원을 만들어주는 등 국민적 팬심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그의 기본적 선의와 진정성 자체는 일단 인정받는 듯 하다. 그래서 더욱 그의 막말 혹은 반어법 정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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