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북한 핵 및 미사일 위기가 자주국방력 강화의 부산물을 남겨줘 눈길을 끈다. 이른바 한·미 미사일지침에서 탄두중량 500Kg, 사거리 500Km로 개발 제한을 걸어놨던 것에 손질을 가하기로 한·미 정상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정으로 탄두중량 제한은 완전히 해제된다. 지난 1일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원칙적 수정 공감대 확인을 한 데 이어 4일 밤 전격적으로 완전 해제를 이뤄 한반도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방증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만큼 미사일은 사거리 못지 않게 탄두의 위력이 중요하며, 북한의 질주에 한국 미사일 탄두 증량은 큰 방어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 사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추진으로 도발을 하고, 이번에 ICBM의 수소폭탄 탑재 성공을 주장하는 것도 탄두의 폭발력(위력) 문제다.
괌 등 태평양 상 미국령은 물론, 본토까지 공격 대상에 넣을 수 있다는 위협은 사거리 문제로 일단 해결된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이 문제에 완벽한 기술력 확보 인식을 심어주고 있지는 못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북한 ICBM급 미사일의 성공적 시험 발사 배경으로 우크라이나산 로켓 엔진이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분석, 보도했다. 매번 중간 폭발 등 실패를 거듭하다 암시장을 통해 구입한 우크라이나산 로켓 엔진을 이용하고서야 시험 발사를 성사시켰다는 것.
즉, 논란은 있으나 북한은 ICBM 자체의 안정적 발사 더 나아가서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여러 난제를 모두 완전히 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전해진 수소폭탄 탑재 성공 소식은 북한의 위협을 갑자기 키우는 요소였다. 그간 북한 미사일은 미국까지 날아올 가능성도 희박하고 공격력도 모호하다는 '상징적 차원'에 머물렀던 셈.
그러나 수소폭탄의 경량화 및 ICBM 탑재 가능성 주장은 미국령 더 나아가서 본토가 실질적이고 중대한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단 1기만 명중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미사일 문제, 혹은 핵 이슈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것.
이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끝내 전쟁 등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협상을 시도할 때도 유용한 자산이 된다. 이른바 '핵동결'을 통해 핵 보유국임을 인정받고 체제 안정성 확보 등 이익을 얻을 때에도 협상력으로 작용한다.

미사일 개발 시 탄두중량 제약을 의식하지 않게 되면서, 전쟁억지력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북한 핵 도발에 대한 한국군의 미사일 무력 시위 장면. ⓒ 국방홍보원
이번 탄두중량 제한 해결은 한반도 문제에서 각종 전쟁 가능성이 생길 때, 한국의 전력이 방어 위주에서 공격력으로 작용할 여지를 넓히는 조치다. 북한 미사일 위력 문제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적은 기의 미사일이 명중하더라도 탄두가 위력적일 때의 가능성이 크게 다르다.
이는 핵 등은 갖지 못하더라도, 한반도 내 문제에서 일정한 서울이 평양을 상대로 '전쟁 억지력'을 펼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기본에는 재래식 전력을 서로 자랑하는 전쟁 억지력이었지만, 북한이 핵과 수소폭탄 등에 눈을 돌리면서 이 균형이 깨진 측면이 있었다. 이번 우리 측 미사일 족쇄 해소는 전쟁 억지력의 새 국면을 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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