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얹을 수소폭탄 탄두를 만들었다는 것이 사실일까? 북한의 위협적인 성명 발표가 3일 나온 가운데 북한 미사일과 핵 문제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우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장구형 모양으로 생긴 폭탄을 공개했다. 한편 중국과 미국 등은 진도 5.7의 지진을 감지했다. 수소폭탄 등 실험에 따른 인공적 지진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 정도 크기면 증폭핵분열탄과 수소폭탄의 경계라는 점이다. 핵분열탄 능력은 이미 익히 공인돼 있으나, 핵분열 후 다시 융합하는 수소폭탄까지 확실히 기술력이 나간 것인지, 그 아래 증폭핵분열탄에 머물러 있는 것인지 확언하기 어렵다. 핵물질 포집을 통한 분석이 진행돼야 하나, 북한이 이 누출 방지에 신경을 쓰며 지하실험을 진행한 터라 쉬운 자료 포집은 불가능하다.
결국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으나 이를 감량해 실험한 것인지, 아직 수소폭탄 자체가 언감생심이고 그 아래의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공수표를 발행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ICBM 등을 운용하는 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탄두를 작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고 이를 소형화까지 했다는 것이 확실해진다면 미국으로서는 본토 공격 가능성 등 자국 이익에 대단히 큰 직접적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북한 주변의 국가들로서는 특정한 폭탄 개발 능력 자체가 이미 위협적 뉴스가 된다.
ICBM에 얹을 수 있다는 점에 관련, 방점을 찍게 되는 미국과 주변 국가들 사이에 온도차나 주목하는 각도차가 다소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ICBM 운영 능력의 꽃인 '재진입 기술'을 어디까지 연구했는지도 관건이다.
북한 미사일 개발 노력과 성과 자체를 완전히 저평가하는 견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괌 등 미국령 일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ICBM이다.
대륙 사이를 건너 공격하는 기술로, 단순히 먼 거리를 날아간다는 이상의 의미를 갖는, 기술력의 총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거리 확보 능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오는 등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이른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없다면 ICBM을 쏴도 공기마찰로 인한 고열에 타 붕괴하는 등 무용지물이 된다.
북한은 7월에 ICBM급 화성-14형을 두 차례 고각 발사(비정상 발사)하고, 지난달 29일에야 화성-12형 IRBM을 가지고 첫 정상각도 발사를 했다. 하지만 재진입 기술 입증은 못했다는 평이다.
향후 국면에서 상당 기간 안개가 짙게 낀 상황을 더듬어가는 형국이 펼쳐질 수 있는 이유다. 물론 북한이 다시 수소폭탄의 징표인 메가톤 단위의 폭발력을 발생시키고, ICBM 기술 등을 성공적으로 발표하는 등 속시원히 능력을 모두 공개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자체가 북한의 대미 외교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는 것과 동일한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 북한으로서는 기술이 있든 없든, 계속 단계적인 실험 등을 통해 자극적인 존재감 과시를 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의 이번 주말 도발에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대한 제재 등을 거론하는 강수를 둔 것도 이런 불명확한 상황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다. 이런 정보의 불명료함 때문에 미국의 짜증과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압력 행사 역시 상당히 강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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