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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정치·수폭놀음에 신속단호하되 여백 남긴 대응

靑, 3일 야간 이례적 입장 발표…미국측 페이스 말려들까 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9.04 09:09:35

[프라임경제] 3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트위터 정치에 나선 가운데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야간에 평화 기조에 대한 입장을 나타내는 길을 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수폭 실험에 트윗 정치로 대응, 국제 사회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고 위험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입장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그저 하나만 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북 제재·압박 국면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교적이고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드러내놓고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3일 밤 11시경 "한국은 동족상잔의 전쟁을 직접 체험한 국가"라며 "또 다시 이 땅에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물론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평화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동맹국과의 우호 협력 관계를 활용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으나, 한반도 문제의 주체성 선언을 통해 미국의 주장에 반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구 반대편에서 나온 트윗에 한밤 중 청와대 입장까지 낸 데에는 수소폭탄 등 위험한 카드를 연이어 사용하는 북한이 가장 큰 문제지만, 이 국면에서 미국의 의중대로 따를 수 없다는 위기감 역시 청와대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즉 한국 정부로서는 대북 제재·압박 국면에 적극 동참해 왔는데 미국이 중요 국면에서 우리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교적이고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패턴을 이번에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나 미국 모두 다시 한발씩 물러날 여지를 만들 필요에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압력이나 미국산 무기 구매 압박 등 추가적인 문제에서도 우리 측이 옵션을 갖기 위해 상황 전개 방향에 일말의 여백을 만들 필요 역시 포기할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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