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권 운동가이던 학자 류샤오보가 결국 숨을 거뒀다. 오랜 수형 생활 끝에 보석으로 풀려나왔지만 나빠진 건강으로 보석 직후 세상을 떠난 셈이다. 중국의 감옥 사정이나 수형자 인권도 문제도 시선을 받고 있지만, 사망한 인물 자체가 인권 운동가였기에 오래 옥고를 치렀다는 점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 전반에 대해서도 세계인들의 관심이 환기되고 있다.

중국 천안문 광장. ⓒ AFP=뉴스1
따라서 실체가 다소 모호한 중국몽에 대한 분석은 기우일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중국이 경제 발전과 글로벌 발언권 강화하는 '자국 중심주의'로 가려는 욕망이 중국몽이라는 개념으로 응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다. 특히나 서양 중심주의의 탈피를 외치면서 중국몽이 활용될 것으로도 예측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서구 민주주의 개념 요소들에 대한 도외시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은 당의 결정으로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는 데다, 유물론에 기반하므로 인권 개념을 강조하는 서양식 사조에 극히 거부감을 갖고 강하게 진압, 차단해왔다. 직접민주주의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는 천안문 시위를 유혈 진압한 바 있고, 일국양제를 약속한 홍콩에 대해서도 음으로 양으로 입김을 불어넣고 중국식 정치체제에 가깝게 변모시키려고 노력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인터넷 세상에 대한 검열과 관리 역시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이익을 내세운 일시적 불만 폭발은 가능해도, 인권 개념의 근원적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시위나 운동 등은 불가능한 상태도 억눌려 있다.
2006년 상하이 등에서 지역 대학에 타지역 학생들을 일정 비율 이상 뽑지 말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시위가 일어난 바 있다. 지역 소재 명문대를 독점하고 싶은 이기주의와 자녀의 고생을 참지 못하는 학부모들의 정서가 겹쳐진 일이었지만, 교육 체제 전반에 대한 불만과 개혁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 등 외부에서는 이 사건을 지역이기주의나 학부모들의 극성 케이스 정도의 가십성 뉴스로 받아들인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티베트나 위구르 등에서 일어나는 독립 촉구 시위나 분신 등은 철저히 언론 통제 대상이 돼 크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가 전반을 공산당이 주도하는 집단주의 기류가 익숙하고 이에 저항하거나 의문을 품으면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되거나 해외로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시민(공산당 식으로 표현하는 프롤레타리아)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결정하고 이것이 위로 전달돼 당 중앙이 결정하는 것이 애초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산당 독재가 프롤레타리아의 의사 확인이 아니라 당료들에 의한 정치로 변질돼 있다는 것.
문제는 아직까지는 중국이 글로벌 위상을 차지하는 경제, 군사적 강점을 갖고 있지만, 4차 산업시대가 열린 상황에서는 다소 다른 전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대목이다. 소프트파워 자산이 없다시피한 중국이 발전 흐름을 제대로 탈 수 있겠는지 우려가 높은 것.
산업사회에서는 '짝퉁 생산'으로 버티거나 오히려 선진국들보다 더 잘 나갈 수도 있었지만, 바뀌는 시대 흐름 속에서는 '짝퉁 민주주의'로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렵다. 국가와 국민들의 수준 제고나 사고 전환을 막으면서 버텨왔지만 경제 부문에서도 그 병리현상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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