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직장인의 62%가 현재 직업과 직장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급여나 복리후생 등에 대한 불만 때문이죠. 흥미로운 건 같은 고생을 하면서도 나머지 38%는 그런대로 만족한다는 겁니다."
김동연 ㈜달꿈 대표의 말이다. 그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만족하는 38%는 성취감이라든지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걸 크게 생각한다는 것.
"여러 복합적인 사정이 있지만 62%의 사람들이 애초에 처음 직업을, 전공을 모색할 때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본 후 결정했다면 비율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저희 달꿈의 목표는 거기에 있습니다."

학생들이 진로코칭을 통해 창의적이고 자발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을 모색한 후 꿈을 꿀 수 있게 한다. 사진은 달꿈의 진로코칭 장면. ⓒ 달꿈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은 다름 아닌 '컨설턴트(이력으로 꾸밀 만한 아이템을 개발, 지도하는 코칭)'나 '자소서 장사(자기소개서, 에세이 등 사정관전형에 필요한 글을 사실상 모두 대필해주는 경우)'들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진로지도, 진로컨설팅, 진로교육 등의 단어를 쓰는 업체를 오히려 꺼리는 이들도 있다. 진로교육이라는 개념 자체를 흐리는 업체나 종사자들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달꿈'은 "공교육과 진로교육이 함께 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선전해왔다.
이제 설립된 지 햇수로 4년을 헤아리는 달꿈은 "결국 한국 교육풍토와 인프라 상황에서 진로교육이란 자소서를 대필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한탄과 체념에 "아니, 우린 꿈을 설계해주고,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주는 진로멘토"라고 반박하는 길을 걸어왔다.
2014년 11월 설립된 달꿈은 바로 그 다음 달 의정부 송현고등학교 15개 직업인 멘토링 진행 '일감'을 따내고 진행하면서 역량을 입증해왔다. 작년 손익분기점을 돌파,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기록하는 등 구호나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실제로 건강한 직업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해 더 눈길을 끈다.
◆시장 크지만 진입 어려워…공교육과 같이 간다는 마음으로 극복
사교육 광풍에 편승하지 않고도 진로탐색, 진로멘토를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꾸릴 수 있는 생존 비결을 물었다. '공교육과 같이 가기에 가능하다'는 다소 교과서적인 답이 나왔다. 여기에는 김 대표의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직업체험 장면. 멘토의 손길을 따라가는 학생들의 시선이 진지하다. ⓒ 달꿈
달꿈은 현재 대학 입시가 수시, 그중에서도 입학사정관전형에 큰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초점을 잡았다는 데 주목한다. 2016년부터 전국 중학교들은 자유학기제를 시행 중이다.
김 대표는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일선 학교들의 경우 그러니까 초·중·고등학교가 다 그렇지만, 진로탐색교육이라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수의사 직업체험에 나선 학생들이 수의사의 지도에 따라 실제로 동물 가죽을 봉합하는 경험을 해보고 있다. ⓒ 달꿈
김 대표는 이에 △진로코칭 △창의적 직업탐색 △명사특강 △전문직업인특강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개발해 진로탐색과 적성탐색을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제시했다.
현재 고등학교들이 입시 이슈로 마음이 바빠 직업과 적성 관련 교육에서 어중간한 상황에 처했다면, 중학교의 경우 한 학교에 2000만~3000만원(연간)이 배정되는 데다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탐색 과정 운영을 하기에 여유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동연 달꿈 대표는 한국체육대를 졸업하고 장교, 보험사 FC, 개인사업가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 프라임경제
햇수로 4년, 만 2년 4개월간의 경영 과정에서 달꿈이 진행한 진로관련 교육과 행사는 1400회가량. 660여개 학교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30만명의 학생을 만났다.
그렇다고 공교육 시장이 땅 짚고 헤엄치거나 녹록한 시장은 아니다. 진로탐색 관련 업체들도 적지 않다. 다만, 지역별로 할거하는 업체들의 경우 큰 시스템 상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인근 지역 바깥에 나가려 하지 않는다.
관급공사를 주로 하면서도, 이 같은 역량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펼치려고 지역 밖으로는 결코 나가지 않은 채 안주하는 일부 지방건설사들과 비슷한 패턴인 것이다.
진로교육을 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직업,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일정 부분 지양(포기)하고 고급화를 추구하는 회사들도 있다. 현재 내로라하는 진로탐색 관련 업체들이 직업을 소개할 때 종목 수를 제한하고 대신 관련 정보나 기자재를 고급화한다는 명목을 내거는 추세다.
예산이 배정됐지만 이를 통틀어 진로교육 한 건에 통 크게 쓰는 학교도 없는 형편이다. 드물게 연간 예산 중 500만원가량을 외부 교육업체에 쓰는 학교도 있지만 말 그대로 드문 일이다. 이같이 작은 시장을 지역별로 여행하듯 누비면서 개척하는 것은 단순히 '박리다매'라는 시장원리로 설명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in 서울'인 '차가운 도시 남자'다. 그로서는 지역으로 갈수록 교육정보에 어둡다는 것, 접하거나 듣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의 가짓수가 제약된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최종적으로 같은 꿈의 크기와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없으면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역에서 창의적 직업탐색이나 진로코칭을 진행할 때 반응이 더 뜨겁습니다."
같은 네임밸류의 명사를 초빙하고, 같은 희소성의 직업인을 강사로 내세워 특강을 섭외할 때 서울 대비 지역의 반응이 더 높다는 제언이다. 이에 김 대표는 학교별로 달꿈에 투자하는 예산이 적어도 오히려 더 많이 섭외하려고 한다.
이 같은 사명감 또는 박리다매의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려면 강사군, 진로탐색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직업군이 더욱 풍부해야 한다.
"167개 직종의 정보, 720여명의 멘토가 있습니다. 일선학교 진로부장 선생님을 만나 이 중에 어떤 직종의 정보 교육을 필요로 하는지, 어느 직업 필드에서 현업으로 종사하는 이들의 특강을 실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지 협의합니다."
◆"강사료 정정당당 지급하고도 이익…이제 2.0 도약하고파"
나름대로 전문가들이고, 현업에서 실제로 일하는 이들이라 학교에서 교육을 희망하는 평일에 시간을 빼서 오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나 처음이 힘들었지, 이제 700명을 넘어가니 시간 조절이나 각종 상황 콘트롤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다른 이들의 인생의 꿈을 만들어주고 찾아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보람을 추구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아 든든하단다. 이런 멘토들에게 달꿈에서는 정당한 액수의 강사료를 지급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다른 나라처럼 기업(특히 대기업)에들이 나서 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판단 아래 소속 임직원들이 멘토링에 나설 수 있도록 예컨대 멘토링데이를 해주거나 하면 더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강사료 지급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바빠서 밖에 나설 수 없는 일부 직종, 직급의 사람들까지도 직업멘토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화룡점정의 내실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아일랜드 같은 경우는 이렇게 미래세대에게 자신들의 직업, 자기 회사에 대해 알려주고 탐색하게 해주는 참여프로그램을 기업마다 잘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직업멘토 활성화와 완성이라는 꿈 말고도 김 대표와 달꿈이 꾸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 바로 '빅데이터화'를 통한 진로탐색의 완벽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
"현재도 우리 플랫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면서 지역적 한계 등을 극복하는데 어느 정도 다가서고 있습니다. 멘토들이 한 번 만난 학생들을 잊지 않고 온라인으로 질의응답을 하는 등으로 관계를 이어가죠."
무엇보다 향후 학생들이 진로탐색을 자기주도적으로 하는 모든 과정을 낱낱이 기록하고, 이 과정에서 달꿈 그리고 멘토들이 준 답변 등을 모아 데이터화하는 빅데이터작업을 마치면, 더욱 세밀한 상담과 진로 가이드가 가능할 터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에도 김 대표의 희망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다.
"아쉬운 점을 추구하고 완성하는 게 '달꿈의 2.0 도약'이고, 제 희망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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