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달라진 TK(대구·경북) 정서 반영한 격세지감? 최소한의 야성 발휘?
대구와 경북지역 대표 언론으로 꼽히는 매일신문에 1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격한 글을 실어 눈길을 끈다. 진 교수는 '진중권의 새論 새評'이라는 코너명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진 교수는 이날 새벽 4시50분경 게재된 글에서 "대통령이라는 이름이 아깝다"고 전제하고 "피의자 박근혜씨가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언뜻 들으면 '물러나겠다'는 얘기처럼 들리나, 찬찬히 뜯어보면 결국 '절대 못 물러나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변명과 발뺌으로 일관하더니, 이제는 아예 국민들 앞에서 흐드러지게 야바위판을 깔아 놓는다. 협박과 공갈로도 모자라 이제는 국민 전체를 상대로 사기를 친다"고도 표현했다.
그는 "국민의 뜻은 분명하다. 즉각 물러나라는 것이다. 박근혜가 해야 할 것은 '사실상의 하야 선언'이 아니라, 그냥 '하야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말 퇴진할 생각이 있다면 퇴진 스케줄부터 밝혀야 한다"면서 "왜 저렇게 버티는 걸까? 일단 개헌론에 불을 붙여 놓으면, 정치권은 아수라장이 될 게다"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박근혜와 그의 가신들은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기를 기대하는 모양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꾸려 적당히 개혁하는 흉내를 내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년에 귀국하면 그를 내세워 다시 한 번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실제로 정권 재창출이 이뤄지면 설사 박 대통령이 감옥에 가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사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 매일신문
다만 진 교수는 "문제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 기다란 물건이 동아줄이 아니라 기름장어라는 데에 있다"며 이번에는 반 총장까지 강하게 비판했다. "어디 그거 잡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면서 친박 일각에서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 구상을 하는 게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는 큰 반향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리플도 적다. 다만 '사석에서나 할 이야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의견도 있어, 드러나지 않는 대구의 다수 의견이 어느 정도 수위의 박 대통령 반대론인지 주목된다.
이번 글이 높은 수위에도 게재된 상황이 달라진 대구 민심을 드러내는 것인지, 혹은 더 강한 하야론이 대구와 경북에 퍼지는 계기로 작용할지 궁금증을 낳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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