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CU의 도시락 열풍이 뜨겁다. 작년 연말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와 함께 기획해 출시한 '한판도시락' '매콤불고기정식'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며 전년 동기대비 3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CU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2014년 10.2% △2015년 65.8% 등 해마다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3배 수준까지 크게 오른 것은 올해 상황이 처음이다.
GS25에서도 올해 들어 8월까지 도시락 매출이 작년 동기의 2.76배로 불었다. 특히 GS25는 '혜자 도시락'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본격적인 새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한 '원조'격으로 꼽힌다. 푸짐하고 먹음직스런 구성으로 '혜자스럽다'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GS25는 호텔 셰프 출신을 앞세워 또 다른 프리미엄 상품 '셰프의 도시락'을 선보이는 등 변신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도시락 하나만 놓고 봐도 치열한 대결 코드가 형성된다. 이에 소비자들은 즐거울 뿐이다. 편의점 부문의 왕좌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 간 선의의 경쟁이 반사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매장수 탁월 vs 매출 1위 자존심 건 대결 '치고받고'
경기 침체 속에서도 편의점들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대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는 등 지속적인 양적 성장이 이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혜자와 종원 사이의 대결은 편의점 전체의 1위를 둘러싼 GS25와 CU 간 격돌의 한 흔적이다. ⓒ 각사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37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9% 늘어난 712억원선.
GS25의 GS리테일의 매출액은 15.3% 증가한 1조9873억원, 영업이익은 9.8% 늘어난 853억원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외 사업까지 포함된 실적이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은 편의점 부문이 거의 이끌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 및 검찰 수사 등 오려움을 겪은 롯데(세븐일레븐) 문제의 영향으로 편의점 업계가 BGF리테일(CU)와 GS리테일(GS25) 간 '양강 구도 중심'으로 본격 재편되는 과정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다시 다른 지표를 보자. GS25의 1분기 매출은 1조2032억원,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672억원의 매출과 2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CU에 영업이익 항목에서 뒤졌다. 2분기를 보면 GS25의 매출은 1조4011억원, 영업이익 681억원으로 알려졌다. CU는 매출 1조2422억원, 영업이익 557억원. 매출에 영업이익까지, GS25는 모두 CU 대비 1위 자리를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매장수는 이 같은 상황과 다르게 펼쳐져 시선을 모은다. 지난 9월 말 기준 GS25 점포 수는 1만362개로 집계됐으며, CU의 매장은 1만509개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까지 폭넓게 적극적 출점 기치를 들었던 CU와 목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매장수 추격전을 벌인 GS25 사이의 경쟁에서 '양보다 질' 코드가 힘을 발휘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GS25 역시 점포 늘리기에 나선 여파를 겪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분기보다 올해 1~2분기 점포당 매출이 800만원(3%)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출점 효과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GS25의 독자적인 색채만이 현재의 경쟁 결과를 빚었다고 자만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젓는다는 취지로 지금까지 나타난 성과를 이어가는 노력과 아이디어 표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킬러 콘텐츠 앞세운 영역별 경쟁, 젊은층 사로잡을 노력 눈길
앞서 도시락 발전 문제를 유력 주자 간 경쟁이라는 각도에서도 바라봤지만, 편의점은 현재 1인 가구 증가 등 경제 상황의 변화 속에 유통의 변방에서 중심 요소 중 하나, 더 나아가 견인차로까지 그 역할 강화를 이어오고 있다. 그 와중에서 다양한 상품과 아이템 개발 등 두뇌 싸움 역시 점입가경 상황이라 소비자들은 그 효과를 톡톡하게 누리고 있다.
한입 간식으로 칭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 아이템 개발은 물론, 커피 등 새로운 개척까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음료 시장의 기존 주자들까지 긴장하게 하는 편의점 커피 경쟁의 주인공들도 바로 GS25와 CU다.

노래방과 편의점의 결합이 관심을 모은다. ⓒ BGF리테일
배달 등 새로운 문제와도 교류를 트고 있다. CU에서서는 물품 배달 서비스를 모바일 앱을 통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열었다. GPS를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최대 40분 안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눈길을 끌었다. GS25도 '나만의 냉장고' 앱을 통해 프리미엄 장어 도시락을 주문받는 등 이미 능력 입증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뺏었다.
소비 트렌더 세터인 젊은층 공략에서는 어떨까? 지난 17일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20대 남녀 8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2016 20대가 가장 사랑한 브랜드'에서는 '생활 쇼핑 분야-편의점' 1위 자리를 GS25가 거머쥐었다. 1+1 이벤트, 통신사 할인 등 파격적인 이벤트를 이어온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서울 유행의 중심가 홍익대학교 앞 젊음의 거리에 CU가 '노래방 편의점'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점도 특기할 만하다. 편의점 CU는 향후 노래방 편의점을 추가 오픈하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 등 개점 효과를 확실히 봤다.
성장 효과 정체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이미 소개했지만, 그래도 아직 더 성장할 여력이 있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때문에 선두를 유지하기 위한 라이벌 사이의 대결은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GS25가 지하철 노선(6·7호선) 역사 내 점포 영업권을 획득하면서 이미 역 바로 바깥쪽 기존 점포들과 지나치게 가깝게 붙는 부작용을 일으킨 점을 주시한다. 광흥창역 앞의 기존 GS25 매장. 가까이 역 출입구가 바라다 보인다. 역 안에 새 매장이 들어오는 것이 상도의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 프라임경제
실제로 구글의 앱을 사용해 6호선 및 7호선 역 구내에 들어설 GS25 매장과 기존 역 앞 GS25 가맹점 간 거리를 측정해 본 결과, 100m를 약간 넘는 사례들이 파악됐다.
양자 간 대결이 동반성장 등 사회 전반의 거대담론을 깨는 쪽으로 작용하지 않으면서도 멋진 승부를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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