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롯데그룹이 최근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경영 혁신안을 발표했다.
2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혁신안 발표는 그룹의 여러 문제점을 수정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뒤를 누가 이을지를 둘러싸고 아직 동주-동빈 형제간 분쟁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탓에 이번 검찰 수사를 신동빈 체제 굳히기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함께 담고 있다.
외형성장은 자제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은 빠른 시일 내 재추진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우선 신 회장은 "이번 혁신안에서 복잡한 지배구조와 권위적 의사결정구조로 인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를 만족시키는 데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간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좌하면서 그룹경영에 참여해왔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이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히며 창업 세대와 자신의 경영권 주도 시기의 책임소재에 선을 그었다.
부친의 시대에 이뤄진 과오를 자신이 바로잡겠다는 의중으로, 이는 이번에 검찰의 대대적 점검에도 현 경영 시스템까지 구속 등 책임을 강하게 묻지 못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롯데는 이번 발표를 기점 삼아 △도덕성을 우선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의 방향을 바꿔서 기존의 외형적 확대 치중 목표를 조정하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호텔롯데의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하겠다는 내용은 단순히 경영권 투명화 등으로만 볼 요소는 아니며, 과거 한-일 간 셔틀 경영에서 일정 부분 변화를 줌으로써 오히려 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카드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상헌 하이투자 연구원은 전날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일본롯데 계열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 회장이 지배구조 변환을 주도하면서 한국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명분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 호텔롯데 재상장 이외에도 호텔과 면세 사업에 적극 재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시키면서 신 회장의 경영 능력을 과시할 연쇄효과를 노릴 공산도 크다.
그럼에도 그룹 정책본부를 전면 쇄신하겠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이 높은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 경영인이 그룹과 계열사를 책임지고 신 회장과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이끌어가도록 조직 문화에 일부나마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약속이 이번 쇄신안에 담긴 점도 관심 대상이다.
실제 많은 재벌들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 사회적 기여나 재산의 사회 환원 등을 선언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예도 있다. 다만 이번에는 사회적으로 관심을 모은 만큼, 롯데가 실제로 약속을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나온다.
롯데그룹이 국민과 사회가 기업에 바라는 가치와 요구에 부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기업으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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