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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구속 면한 롯데, 면세점 사업 불씨 다시 살리나

호텔 상장 무산 이래 침체 분위기 깨고 그룹 적통 이미지 구축 노림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6.09.29 10:15:48

[프라임경제] 법원이 29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롯데 의혹은 새 전기를 맞게 됐다.

검찰은 수사 마무리와 향후 공판 과정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을 치르게 되는 부담을 질 전망이다. 3개월여의 전방위 수사를 통해서도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했던 수장을 구속하지 못해 수사 성과의 빛이 바랬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롯데케미칼 소송사기나 롯데건설 비자금 의혹 등을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 넣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평이다.

롯데가 진행해온 다양한 사업 전개와 이 과정의 그림자로 거론돼온 비자금 조성, 이것이 오너 일가로 흘러들어 사용되었다는 의혹 등에 대해 명쾌한 논리적 전개를 완성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호텔롯데의 부여·제주호텔리조트 인수·합병 과정에서 부지 저가 매입 지시 의혹, 일본롯데물산에 대한 '통행세' 얹어주기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도 신 회장 영장 청구 사유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신 회장과 롯데 측은 천문학적 배임 및 횡령 의혹을 규명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일단은 그간의 경영 차질 상황을 극복하고 새 반환점을 마련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게 됐다. 1700억원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는 액수는 크다.

하지만 대체로 재벌 경제의 부산물 정도로 유사한 문제를 앞서 다른 기업군들 역시 겪었다는 항변과 "미흡한 점은 고치겠다(신동빈 회장 영장심사 관련 발언)"며 납작 엎드리는 제스처로 충분히 극복가능하다는 평도 나온다.

제2롯데월드 전경. ⓒ 롯데

오히려 신 회장은 이번에 구속을 면하면서 일본 주주들을 일단 안심시켜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재공세 가능성을 막고 친정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 상황도 신 회장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요소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의 사업 강화나 호텔롯데 상장 추진 등 다양한 문제가 그간 수사 상황으로 말미암아 차질을 빚어 이를 반전시킬 카드를 준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돌파구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통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부활 추진이 꼽힌다. 아울러 연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의 오피스텔 분양과 오피스 임대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유통명가 롯데가의 부활을 알릴 상징적인 사업 추진인 데다 부친이 공을 들인 숙원사업 롯데타워 문제를 명실상부한 상속적통 신 회장이 마무리한다는 뜻도 되므로 큰 의미가 있다. 박차를 가할 때 다른 사업에 군불을 지피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도 작다는 평도 나온다. 

아울러 면세점 이슈를 성사시키면 호텔 체인화 사업과 해외 면세점 인수가 무산됐던 것을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호텔롯데의 해외 인수작업 중단이나 롯데면세점의 미국과 호주 등 업체 인수를 다시 타진할 때도 유력한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신 회장이 구속 직전까지 갔던 상황에서 면세점 부활이 실패하는 상황이 겹치면 특정 그룹에 대한 탄압이 지나치다는 여론 반전을 부차적으로 얻을 수도 있다. 어느 모로 보나 호텔롯데 재상장 추진 등을 본격 추진하기 전 워밍업으로 면세점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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