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전재수 의원 "영화진흥위원회는 모럴헤저드위원회" 비난

주요 임원들 무분별 업무추진비 사용책임 규명 촉구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6.09.27 11:02:12

"혹시 업무추진비 카드를 개인카드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

부산시 일원동, 사무실 출근이 비교적 여유로운 B간부는 숙소를 나와 사무실 근처 편의점에서 무엇인가를 구입하고 2500원을 업무추진비(이하 업추비) 카드로 결제한다. 이어 오찬을 위해 택시를 타고 미포 인근에서 하차하며 7000원 요금 결제를 위해 기사에게 업추비 카드를 내놓는다. 오찬을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B간부는 식대 지불을 위해 업추비 카드를 제시한다. 

오찬이 만족스러웠는지 B간부는 유명 커피숍으로 가서 2만800원을 결제, 이동을 위해 택시를 타고 난 뒤 요금 8200원, 오전에 들렀던 편의점에 다시 들러 무엇인가를 또 구입하고 2800원, 사무실에서 근무를 마치고 약속이 있는 장소로 이동을 위해 택시 요금 3900원을 낸다.

만찬 약속이 있던 광안리 수변공원 장어식당에서 12만6000원, 만찬 이후 인근 양식당에서 36만원, 만찬과 2차를 마친 새벽시간 귀가를 위해 택시를 타고 요금 5520원, 과음 탓인지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상품 구입 후 2만2250원⋯. 

[프라임경제] B간부가 하루 동안만 사용한 업추비는 모두 60만3970원이다. 얼핏 보면 대기업에 근무하는 어느 간부가 업무추진비를 남용하는 영화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국내 영화산업 진흥과 기금관리가 주 업무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 주요 임원 중 한 사람의 업무추진비 집행 상세 내역과 사용시간을 통해 가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구 강서구갑)이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세훈, 이하 영진위)로부터 제출받은 '주요 임원 업추비 집행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견됐다. 

기획재정부 '업추비 사용지침'에 따르면 유흥주점, 주류 판매점, 소주방, 호프집, 막걸리집 등에서의 사용을 막으며, 업무추진비 집행시간은 근무일 오전 6시부터 21시까지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의 업추비 카드 집행 상세 내역을 분석했더니, 대부분의 주요 임원들의 시간외 사용 내역 건수는 무려 270여건이었으며, 자정부터 익일 새벽 4시까지 사용 횟수도 100건이 넘었다. 

주요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자정에서 익일 새벽 4시까지 교통비 지급건수가 50건으로 많게는 1건당 4만6000원까지 교통비 지급됐으며 심지어 사용이 제한된 새벽시간대 주점에서 36만원까지 사용된 점들이 발견됐다.

전재수 의원은 "영진위의 이와 같은 기형적인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 이하 문체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의 업무추진비 내역과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당 자료를 분석하면서 영화발전기금의 고갈은 가속화 되고 있는데 주요 임원들이 무분별하게 집행하는 업무추진비의 내역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영진위가 모럴헤저드위원회가 되어 버렸다. 반드시 금번 국정감사에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적인 통계를 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영진위 주요 임원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8400여건, 8700만원이며 사용된 금액은 모두 영화발전기금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