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렌터카 업계의 명문 롯데렌탈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2분기 누적매출은 7447억원, 영업이익이 575억원에 당기순이익은 204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롯데렌탈의 성과에는 △B2C고객(개인 및 개인사업자) 증가 및 신차 장기렌터카 실적 호조 △중고차 경매장의 회당 경매출품대수 증가와 수출 활성화 △일반렌탈 및 오토리스 영업 활성화 등이 복합작용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런 호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롯데렌탈을 안은 호텔롯데다.
검찰 수사로 인해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직면한 상황에서 호텔롯데의 행보는 눈에 띈다. 기업어음(CP) 발행 상황만 봐도 그렇다. CP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 조달 수단으로, 이사회 결의 없이 기업 대표의 직권으로 발행이 가능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때 애용된다. 최근 롯데 계열 주요 회사들의 CP 발행 잔액도 호텔롯데가 1조6000억원선으로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상장(IPO)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에서 그간 호텔롯데가 진행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에만 1조8000억원가량의 투자가 집행됐다. 인천공항 보증금 납부나 뉴욕 팰리스 호텔 인수 등이 눈길을 끌지만, 그중 백미는 롯데렌탈 인수 참여 건이었다는 평이 유력하다.
당초 매각가로 7000억원 수준이 거론됐으나,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대거 참여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고, 결국 롯데가 1조원을 넘게 지출해 인수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투자금 상당 부분을 차입에 의존하는 구시대적 재벌 운영 상황이 결국 암초를 만난 셈이다. 보수적 경영문화로 회자돼 오던 롯데, 그중에서도 그룹 상징 중 하나인 호텔롯데가 이처럼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이 아이러니다.
당장의 상황이 풀리려면 결국 그룹 오너 일가 수사 등이 일단 정리 수순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석까지는 1차 수사 윤곽이 대충 그려지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관심을 모은다.
이에 더해, IPO까지만 치르고 검찰 수사 이슈가 터졌으면 자금 문제가 이렇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돌지만, 이는 사실상 문제가 있는 시각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IPO로 들어올 자금의 상당 부분이 투자재원으로 사용될 것으로 과거에도 이미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의 5월 정기평가는 호텔롯데의 IPO에 따른 재무안정성 개선폭은 현재 등급을 유지하는 수준일 것으로 본 바 있다.
결국 호텔롯데의 재무 사정 특히 승자의 저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돼온 자승자박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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