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크푸드'라는 고정관념, 편의점 도시락과 가정간편식(HMR) 등 경쟁자들의 대두로 햄버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더욱이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요즘 외식 트렌드와 배치되면서 패스트푸드의 대표이자 외식업계의 주요 아이콘이던 햄버거가 받는 타격이 만만찮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리아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역신장에 직면했다. 또 버거킹과 KFC가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등 햄버거를 위시한 패스트푸드 시장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이미 높아진 바 있다.
그러나 햄버거 업계에서도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롯데리아는 수제버거 시장에 진출, 패스트푸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 시장을 적극 두드린다. 38년의 노하우를 집약시켜 원재료와 맛의 차별화를 구현함으로써 '값싼 조립품 음식' 이미지에서 벗어난다는 복안이다.

수제 버거 시장에 도전하는 롯데리아는 아재 버거의 패티에 호주 청정우를 사용한다. ⓒ 롯데리아
외국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팔려 화제를 모은 바 있는 버거킹코리아도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매장 확대에 주력한다. 버거킹은 5년 내 5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배 가까이 매장을 늘리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수제 버거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도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맘스터치를 보유한 해마로푸드서비스가 택한 방법은 코스닥 상장. 해마로푸드서비스는 KTB스팩3호와의 합병을 통해 오는 10월경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아왔다. 최근에는 증권신고서의 일부 문제 내용을 정정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기로 한 상황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갑 수제 버거' '훌륭한 수준의 치킨'라는 입소문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만 전년대비 매출이 2배 뛰었다. 한껏 뛴 인지도에 증시 상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대하면서 한층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맘스터치 광고의 한 장면. 맘스터치는 고객의 주문 후에 만들어지는 애프터 오더(after-order) 시스템으로 수제 버거를 만든다. ⓒ 맘스터치
토종 수제 버거 브랜드인 크라제 버거의 재도약 가능성도 관심 대상이다. 크라제 버거는 2013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법정관리를 신청했었다. 최근의 인수 타진에서는 세곳으로부터 인수 입질 받았을 만큼 누가 사갈지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CJ그룹의 한국맥도날드 인수 시도도 향후 햄버거 시장 변화에 큰 파장을 미칠지 주목되는 소식이다. 다만 그룹 내 유력 운영 주체로 지목된 정문목 CJ푸드빌 대표가 4일 기자들에게 "인수의향서만 제출했을 뿐 운영 주체도 결정이 안됐고 인수 여부도 불확실한 초기 단계일 뿐"이라고 일단 선을 긋고 나서, 당분간은 정중동 모드에 들어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유력 업체도 있다. 식품전문기업 SPC그룹은 미국의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 론칭 방식으로 햄버거 전쟁 본격 참여를 앞두고 있다.
이 체인은 미국의 대표적인 수제 햄버거로 꼽힌다. 작은 카트에서 팔던 미국의 옛날 길거리 햄버거에 대한 추억을 재현한 클래식 아메리칸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고, 핫도그·프로즌 커스터드·크링클컷 프라이·맥주·와인도 함께 팔아, 한국에서도 이런 패턴을 유지할지 눈길을 끈다. 보통 한국에서는 햄버거 가게가 휴게음식점으로 개설되지만 일반음식점으로 열면 맥주 판매가 가능하다.
강남 등에서 어필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전망에 매장 추진도 당분간 이쪽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주목된다. SPC라는 이름값 때문에, 쉐이크쉑 1호점을 열어 입소문을 먼저 타면서 본격 확장에 나서면 수제 버거 간 경쟁이 아니라 기존 유력 브랜드들과의 전면전이 될 수 있다.
각사가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절박함을 공통 분모로 안고 있는 만큼 여름 햄버거 시장이 기존 버거와 수제 버거를 구분하지 않는 형식으로 모두 달아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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