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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4법 재추진, 쟁점과 실효성은?

"시급한 민생현안" vs 해고자유 부여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6.05.31 15:34:13

[프라임경제]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노동개혁 4법'이 20대 국회 중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30일 새누리당의 노동개혁 법의 발의와 관련해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동개혁 4법은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이라며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이날 새누리당은 기간제법을 제외한 △파견법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법인 노동개혁 4법을 비롯해 △규제개혁특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다시 꺼내 들었다.

여당은 노동개혁 4법의 경우 일자리가 절실한 청년과 중장년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면서,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들이 안심하고 재취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업급여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야당은 노동개혁이 아닌 노동개악이라 맞서는 상황. 노동개혁은 사용자에게 해고의 자유를 부여하고 파견·기간제 노동자 등 비정규직 양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 역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파견법 등을 고스란히 발의하면서, 조속한 법안 통과만을 주장하는 것이 과연 협치냐며 날선 공방을 예고했다.

◆이기권 장관 "선진국은 노동개혁으로 위기극복"

이기권 장관은 선제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한 독일, 영국의 경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큰 어려움 없이 극복한 반면, 노동개혁이 지지부진했던 이탈리아 등은 심각한 후폭풍을 겪었다며 국내 노동개혁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독일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규제를 동시에 개혁하고 나섰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다른 행보를 보였는데, 이들 국가는 정규직은 그대로 보호하면서 비정규직 규제만 일부 완화한 것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30일 '노동개혁 4법은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이라며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 뉴스1

이 결과 실업률이 가장 높았던 독일은 실업률이 4.6%까지 하락했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10%를 넘어섰다.

독일은 지난 203년부터 '하르츠 개혁'을 통해 해고보호법 미적용 사업장을 5인 이하에서 10인 이하로 확대하고, 경영상 해고에 따른 보상금 청구권을 신설했으며 24개월의 파견 기간 규제도 폐지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시장 규제를 동시에 개혁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1997년 '트레우 개혁'을 통해 파견제 근로를 허용하고, 2003년 '비아지 개혁'을 통해 용역, 자유근로계약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근로계약을 인정하는 데 그쳤다.

프랑스는 2006년 2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고용하는 26세 미만 근로자에 대해 2년간 해고제한규정을 유예하는 '최초고용계약'을 추진했으나, 대학생과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 막혀 폐지됐다. 이 역시 기존 정규직에 대한 유연화 방안을 포함하지 못한 부분적 개혁만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 기업 관계자는 "독일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국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유연화 중심의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동개혁, 근로시간↑·실질임금↓

야당과 노동계는 새누리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4법에 대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노동개악이라고 강력히 대치하는 중이다. 

먼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노동개혁 법안 중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1주를 휴일 포함한 7일로 명시함으로써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산입하는 등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한시적인 특별연장근로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주 69시간제 근무였던 것을 주 60시간제로 단축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노동개혁이 해고의 자유를 부여하고 비정규직 양산을 초래하는 '노동개악'이라고 주장한다. ⓒ 뉴스1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근무시간은 '주 52시간제'라고 반박하며 이들이 주장하는 노동개혁은 오히려 휴일노동을 늘리는 법안이라고 각을 세웠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주 40시간제를 명시하고 있으며 연장근로 한도 12시간을 합해도 최장 52시간을 넘기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들이 노동개혁이라고 말하는 노동개악은 휴일노동에 대한 가산수당도 삭감되는 것"이라며 "가산수당을 높여야만 휴일 노동을 줄일 수 있는데, 반대가 되니 휴일노동은 늘어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쟁점은 중장년층 일자리 확대를 위한 뿌리산업 종사업무 파견 허용 부분이다. 개정안은 5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일부를 제외한 전 업종에 모두 파견을 허용하는 방침을 담았다.

야당은 뿌리산업 종사업무에 파견이 확대된다면 우선 정년이 54세로 단축되는 효과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55세부터는 업종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파견을 사용할 수 있는데 굳이 연차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고령의 노동자들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개혁이 통과될 경우 임금은 줄고 노동시간은 늘게 된다. 또한 신규채용보다는 파견직으로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는 전체 노동조건을 악화하는 노동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과연봉제, 노동개혁 첨병일 수밖에…

노동개혁 4법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 도입이 노동개혁의 첨병으로 부각됐다.

정부는 연차에 따라 월급이 오르는 연공서열제로는 공공기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성과연봉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호봉제 임금체계는 선진국에서 찾기 힘든 '갈라파고스'제도"라며 "이런 임금체계로는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언급했다.

성과연봉제는 조직효율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임금체계 설정이 가능하다는 측면이 있는 만큼, 최근 기업 구조조정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추진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기업 관계자는 "조직의 효율성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업무성과에 따라 공정한 보상과 대우가 이뤄져야 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고 성과를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 구축과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노동계는 노조 동의 없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이뤄진다며 소송 불사 방침을 밝히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성과연봉제가 '쉬운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공공부문의 특성상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단기적인 성과나 업적만 중요시돼 업무가 변질될 수 있다는 주장도 더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성과연봉제는 노사관계의 한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배격하고 오로지 개별 구성원의 능력이나 성과만 중시해 결과적으로 노동자를 분열시켜 지배하는데 유효한 통제도구로 남용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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