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선과 해운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가장 높지만, 석유화학업종에도 눈길을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문제업종들에 당국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자칫 해당 분야의 수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 때문.
이에 따라 석유화학(석화)를 가진 대기업군마다 각자의 셈법을 펼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납사가 원료인 석화 영역만큼는 저유가 도움이 영업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저유가 경향이 종식될 가능성이 근래 점쳐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5월 전망을 통해 유가 하락에 따른 투자 축소와 석유업체 자금난 등으로 올해 미국 원유생산량은 하루 860만배럴에 그쳐 지난해보다 83만배럴(-8.8%) 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놨다.
미국을 제외한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 전망도 크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EIA는 수요 측면에서는 양호한 증가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와 공급 간 관계 그래프가 변동하는 와중에서 저유가 시대가 끝나는 쪽으로 수렴할 여지가 생기고 있는 것.
이런 국면에서 우선 공급과잉 품목으로 꼽히는 테레프탈산(TPA) 조정 가능성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의 자발적인 감축생산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해석 속에 석화업계의 경쟁력 진단 컨설팅은 하반기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부터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에 따라 공급과잉업종 기업이 스스로 인수합병이나 설비감축 등 사업재편을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느린 진행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공급과잉의 기준을 잘 잡고 속도감 있게 처리를 하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안전판을 고려할 필요성도 뒤따른다.
한화의 경우 석화 인수 후 안착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석화가 다소 꺾인 흐름을 보이더라도 태양광 등 다른 계열사에서 수익 추구를 하면서 전체적인 기업군의 안전항해를 노릴 수 있다. 그러나 특별히 집중적인 원가 절감과 기술 혁신을 통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석화 스스로 '몸짱'이 되는 것을 기대할 만하다.
SK종합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이저 기업인 사빅과 제휴, 고부가 폴리에틸렌인 넥슬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중국 등 전략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유화가 논란의 TPA 과잉에 맞서 생산설비 가동을 단행한 바 있으며, SK가스가 PDH 플랜트를 준공하고 화학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전방위에서 도전적 대응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업계의 답답함을 풀어줄 당국의 빠르고 실질적인 지원 움직임만 뒷받침된다면 하반기에 크게 고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조심스럽지만 거론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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