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시 반도체 중심 기업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삼성전자의 이번 3분기 확정실적을 놓고 향후 상황 돌파 전략에 눈길이 쏠린다. 이미 잠정실적이 나오면서 대략의 윤곽이 회자된 데다 외신(월스트리트저널, 22일 현지시각)에서는 스마트폰 회사라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한 바 있다.
"그간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제2의 애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는 외신 지적이 뼈아프다.
◆비정상의 정상화인가? 도약 위한 움츠림인가?
삼성전자는 30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7조4473억원, 영업이익 4조6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44%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 1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이 약 20%, 영업이익은 약 60%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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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실적이 난 이유가 지난해 영업이익 60%이상을 점유하던 스마트폰 사업(IM)의 부진 때문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2011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스마트폰사업 영업이익이 2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유통재고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계속 출시해 판매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플렉서블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중저가 모델을 내놔 라인업을 보강할 계획이다. 또 중국시장과 관련 보급형 모델로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프리미엄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전방위 다각화 공세를 펼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대화면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한 애플과 저가시장에서 안드로이드로 구동되는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점 모두에 반격을 꾀해야 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을 준비하는 셈이다.
◆반도체 정중동, 4분기도 뒷받침·내년 점프 가능성?
반면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업황 호조가 이어지면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실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IM 부문을 앞지른 것은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13분기만이다. 삼성이 다시 반도체 중심 회사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메모리의 경우 4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조명이 안 되고 있는 비메모리 쪽이다. 시스템LSI는 내년 1분기에나 본격적인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내 14나노 공정이 본격화되며 퀄컴, 애플에 대한 파운드리 수주가 예상되지만 실적에 본격 기여하는 건 내년부터다.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가 더 잘하는 메모리에 집중할지, 비메모리 비중도 높여 반도체 쌍두마차 구도를 확실히 잡을지도 관건이다. 아직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새 요람이 될 평택라인의 생산품 방향도 결정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는 중장기적 반도체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평택라인 생산품은 수급상황을 고려, 오는 2016년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스마트폰에서의 상황 개선이 어느 폭까지 이뤄질지 불확실하므로, 반도체 등 여타 영역에 대한 재편 가능성도 열려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회사가 어떤 구도와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삼성 포트폴리오의 변화 가능성도 달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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