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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손목 위 웨어러블세계, 디자인전쟁 다음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4.09.11 15:53:03

[프라임경제] 최근 웨어러블 기기(스마트워치류)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본격적으로 만개한 시장이 아니지만 그런 만큼 큰 성장이 기대된다는 기대도 존재합니다.

더욱이 글로벌시장 웨어러블기기 전쟁 일선에서 뛰고 있는 기업 중 일부가 한국 전자업체들인 만큼 더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웨어러블 기기, 즉 스마트워치가 과연 사람들의 손목을 오래 장악해온 손목시계를 밀어낼 만큼 뚜렷하게 편리하다는 인상을 아직 확고히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같은 논의의 연장선에서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꽃피울 것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소리도 뒤따릅니다.

이는 아직까지 등장했던 웨어러블 기기에 '멋이 없다'는 소리가 많이 나오고, 전자메이커들도 그런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근래 디자인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이른바 전통 시계 관계자들과의 협업 가능성이라든지 하는 소식들이 그것이었죠. 이런 점에서 이번 애플워치의 등장이 시장에 던져준 시사점은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미 둥근 시계모양으로 이행해 진일보했다는 평을 얻은 LG전자 G워치R이나 모토로라 모토360과 달리, 모서리가 둥글지만 사각형 디자인의 물건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애플이 시계로의 기능에 충실한 애플워치를 강조할 것으로 전문가들이나 소비자들은 내다봤지만 아이폰과 연동, 애플워치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앱을 강조하는 쪽에 방점을 찍은 셈입니다. 더욱이 일부 애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배터리 수명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는 점 역시 결국 웨어러블 기기는 시계보다는 스마트 기기라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는 사람들이 손목시계의 멋을 스마트 기기로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기능만이 아닌 디자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논의가 어느 정도는 맞을지 몰라도 '주력' 분야에 채택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실, 손목시계만 해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독자적인 멋의 영역이지만, 그 멋이란 들여다 보면 결국 모양보다는 '기능'이 구축하는 독창적인 세계의 아우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00년대를 전후로 회중시계에서 손목시계로 대체된 것이 주로 군사상의 사용 편의성이 부각됐기 때문이었고, 파일럿 시계 등에까지 발전 영역을 넓힌 것도 결국 기능에 기능을 더하면서였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죠.

파일럿 시계가 단순히 겉모양의 특이함 때문보다는 양방향 회전이 가능한 코인 에지 베젤, 조종사가 항공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간편하게 태엽을 감고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큼지막한 양파 모양의 크라운이나 야광으로 글씨를 읽을 수 있게 한 도료 사용 등 어디까지나 '실용성'을 내세워 시장을 개척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애플이 예상보다 빨리 디자인 문제에서 혁신 대신 전선의 유지 정도로 가볍게 털려는 태도를 보인 상황처럼 보입니다. 구형이나 사각형이냐의 웨어러블 디자인 논쟁은 본격적인 전쟁거리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이 내려지는 게 아닌지 궁금해집니다.

이 때문에 이쯤에서 웨어러블의 디자인 문제가 일찍 종결되는 게 아닌지에도 시선이 모아집니다. 그럼 웨어러블 기기의 진검승부는 또 어디서 벌어질 것인지 하는 다음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결국 문제는 다시 앱의 편의성으로 쏠리는 한편, 외형상의 기술적 발전을 가져올 여러 '원천기술'로도 집중될 전망입니다.  스마트워치 제품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디스플레이 소재로 쓸 필요성이 높아집니다. 얇으면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앞으로 이 OLED기술이 얼마만큼 뒷받침될지 숙제라는 진단입니다.

더욱이 우리 언론에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소식이지만, 최근 인텔이 사물인터넷용으로 극히 소형의 모듈인 일명 '에디슨'을 이번에 내놓은 점도 웨어러블 기기 등 사물인터넷류의 발전 주도권을 둘러싼 전쟁이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런 점을 꿰뚫어 보고 또 기술력을 우리 손으로 장악하지 못하면 한때 우리 기업들이 많이 했던 실속 없는 장사, 아무리 수출을 해도 속에 들어간 주요부품이 다 외국산이라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한탄을 웨어러블 전쟁 국면에서도 반복하게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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