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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성·조정능력 겸비 우상호, 차기 당권 거론 눈길

여러 차례 대변인 역임…올드보이필패론 등 통찰력 쌓아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4.09.06 15:11:14

[프라임경제]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에서 안일하게 정동영 전 의원 등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일명 '올드보이 필패론'를 과감히 던진 정치인.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얼마 전에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는 농성장에서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몇 가지 기억의 조각들을 갖고 우상호 새민련 의원을 연상하면 '선명성'이라는 키워드로 그를 읽어내려 하기 쉽다. 필연적으로 '갈등'을 연상케 하는 추론이다.

그러나 모 언론매체는 그가 시민들이 뽑은 드림팀 내각의 통일부 장관감이라고 주목했다. 2012~2013년간 민주당(새민련의 전신)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2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라는 점도 그의 업무능력을 보여준다. 옛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여러 차례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문제 파악 능력과 정치적 통찰력 등 기본적인 식견도 갖췄다.

실제로 올드보이 필패론만 해도 윗 세대 정치인들의 견제라는 불순한 목적을 깐 레토릭이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 중 상당수가 새민련에 대한 기대심리와 여당의 독주에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있으나, 새민련이 이를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에 그는 주목했다.

이런 인식 하에 어설픈 외연 확장과 중도주의로는 안 된다는 경고 차원에서 나온 쓴소리가 올드보이 필패론이었던 것.

그런 점에서 정 전 의원 등 세대를 견제하기 위해 486세대에 무게가 지나치게 쏠리는 것은 옳으냐는 일각의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 의원의 주장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선명성과 내실이라는 두 측면을 모두 잡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우 의원은 이런 선을 아슬아슬하게 걷는 정치 여정을 의외로 길고 성공적으로 유지해온 인물 중 하나다. 이런 성공요인으로는 그가 사숙하는 정치인이 고 김근태 의원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을 엿볼 수 있다.

고인이 옛 열우당 의장으로서 활동하던 당시 우 의원은 당의 대변인으로 그를 보좌했다. 이 시기 고인은 우 의원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통일 문제에 있어서 그는 5.24 조치의 백지화를 줄곧 바래온 긴 이력을 갖고 있다. 2012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토론회'를 열면서 이명박 정부와 이번 정권 내내 줄곧 원만치 않은 대북 관계 패턴을 바꾸기 위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오래 전에도 관련 문제를 공부하기 위해 교수 등을 '모셔' 공부하는 자리를 갖는 등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이한열 열사 27주기 기념식에 참석한 우상호 의원. 6월 항쟁 당시, 우 의원은 이 열사 사망사고 등 희생을 많이 내며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연세대에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 우상호 의원실  
고 이한열 열사 27주기 기념식에 참석한 우상호 의원. 6월 항쟁 당시, 우 의원은 이 열사 사망사고 등 희생을 많이 내며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연세대에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 우상호 의원실

이렇게 거시적인 문제에 공부하고 긴 호흡으로 사안을 통찰하는 데 익숙하다 보니 '파이팅'에 강하다는 평이 나오는 동시에 합리적인 조정자라는 호평도 제법 이른 시기부터 받았다.

2012년 부작용이 많은 제도였던 당권과 대권의 분리 시스템을 고칠 필요가 있다며 수술 시도를 한 점도 이력의 중요한 페이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최근 당권에 도전할 만한 인물군 중 하나로 그도 포함시키는 기대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다만 근래 그는 국회 의정활동에서 치열한 갈등 시험대에 오르는 양상이다.

간만에 돌아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이내 빠른 적응 능력을(미래방송위원회 간사로 선출) 보이며 현안마다 무시하기 쉽지 않은 지적을 쏟아내고 있는 점은 그에게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단말기 제조업체 팬택 살리기에서 정부와 채권단에 여러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던 우 의원은 2.1GHz 대역 배당 문제에서 당국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하지만 미방위는 19대 국회 후반기에도 여당과 야당이 각을 세우는 치열한 싸움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친일독재 옹호론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인호 전 주러시아 대사가 KBS 이사장으로 내정된 상황 등 이번 정부의 방송 영향력 유지 혹은 강화 노력으로 볼 일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국에서 우 의원은 그간 나름대로 쌓아온 선명성과 합리적 이미지 사이의 조화 이력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올 하반기의 정국에서 '소모'될지, 혹은 당리당략 이상의 무엇인가를 그려내는 길로 무사히 걸어갈 수 있도록 정치권이 그를 돕는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줄지, 우 의원이 그려갈 족적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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