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태블릿이 모호한 정체성에 발목이 잡혀 사라질지, 환골탈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PC의 중간단계에 위치한 태블릿은 처음 소개되었을 때부터 모호한 포지션과 성능으로 시장에서 우려 대상이 된 바 있다.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공개한 뒤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5년이 채 흐르지 않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시장에서 태블릿PC가 5600만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블릿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태블릿PC 판매량 예측치를 2억8500만대로 낮춰 잡았다.
이는 특히 7인치대 소형 태블릿 판매량 감소세가 두드러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전체 태블릿 시장에서 7인치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부터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토리 히사카즈 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태블릿 판매량 감소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7인치 태블릿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중국 시장에서 많은 화이트박스(브랜드가 없는 저가형 태블릿) 제품 판매가 예상보다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돌파구는 10인치대 제품? 삼성 등도 모바일 실적 때문에 본격 경쟁 나설 듯
결국 스마트폰이 커다란 화면을 가진 기종쪽으로 진화화면서(이른바 패블릿) 태블릿의 입지를 좁혔다는 추가 해석이 가능하다. 태블릿의 존재 가치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으려면 패블릿과의 경쟁 대신 PC쪽으로 파고들 필요도 제기된다. 실제로 8~10인치대 제품 판매 비중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태블릿 화면 크기 확대는 전체 시장 매출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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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모델이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S'를 선보이는 모습. ⓒ 삼성전자 | ||
이 같은 화면 확대는 태블릿의 위상 재정립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과 별 차이 없다'거나 '콘텐츠 생산이 아닌 소비 용도'라는 비판이 그간 제기된 점에서 오히려 큰 화면 위주로 가면서 그간 태블릿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들을 새롭게 포섭할지 주목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이미 살 사람은 다 산' 기존 태블릿 수요층 대신 새로운 시장 개척을 해야 한다는 속성이 강한 새 숙제가 주어졌음을 뜻하기도 한다.
삼성 등이 10인치 이상 태블릿에 도전장을 내밀고 시선을 당기고 있는 가운데 실제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태블릿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이후 매년 2배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며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바 있어 이 시장을 포기하기 어렵다. 더욱이 모바일 영역의 답보로 인한 근래 실적 고민을 극복할 새 대안을 분주히 찾는 중이라 전세계 태블릿 시장을 선도할 새 카드 마련의 이유가 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S를 10.5인치와 8.4인치 두 가지 크기와 구리색(티타늄 브론즈)과 흰색(대즐링 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다.
LG전자도 그간 태블릿 유저들의 사용 패턴을 면밀히 분석, 자주 쓰이는 기능들을 최적화해 편의성을 높인 것은 물론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하게 제거하며 가격 합리성 또한 강화했다. 7인치, 8인치에 이어 10.1인치까지 갖춘 3종의 G Pad 시리즈가 그 결과물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의 큰 화면 공략 강화는 아직 배수진까지는 아니라는 풀이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레노버가 미국 시장에서 10인치 미만 윈도 태블릿 판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는데, 이 같은 본격적 지각 변동이 한국에서의 시장 변화 상황과는 시차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차가 한국의 태블릿 시장 변화에 결국 득이 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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