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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애니메이션, 체질변화 성공하려면…

제도 뒷받침 탄탄한 중국, 파죽지세 성장…역전 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4.06.18 09:32:06

[프라임경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적으로 제도 뒷받침을 통해 하청 위주의 구조에서 창작과 기획을 본업으로 하는 구조로 빨리 변화시키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 재편 과정에 도태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 시장 규모는 2013년 1018억위안(약 16조7298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이 같은 발전에는 특히 중국 문화부가 내놓은 '12차 5개년계획-국가애니메이션 산업 발전계획'이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중국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발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잰걸음을 놀리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전문가들이 중국의 러브콜을 받아 이직하는 상황이 감지되는 것도 이 같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시장, 중국 성장세에 '당혹'

한국의 국내 애니메이션은 과거 하청 위주 제작에서 창작 위주로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성장동력을 잃은 상황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애니메이션 산업백서 2013'와 '애니메이션 산업백서 2012' 등 각종 자료를 참고하면 애니메이션 산업 매출액은 △2006년 2885억원 △2009년 4185억 △2011년 528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여 왔다.

   애니메이션이 하청 제작 위주에서 기획 중심으로 발전해야 하지만 실상 제도적 지원이 요원해 체질개선을 시도하기 어려운 국면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사진은 인기 국산 애니메이션 '타요'. © ICONIX / EBS / SEOUL  
애니메이션이 하청 제작 위주에서 기획 중심으로 발전해야 하지만 실상 제도적 지원이 요원해 체질개선을 시도하기 어려운 국면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사진은 인기 국산 애니메이션 '타요'. © ICONIX / EBS / SEOUL

수출액 역시 △2006년 6683만달러 △2009년 8960만달러 △2011년 1억1594만달러로 상승 방향의 그래프를 그려왔다. 그러나 2012년에는 매출액, 수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1.4%, 2.9% 하락했다. 종사자수도 4500명 남짓한 규모로 한정되는 추세다.

여기에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TV방송용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구조 때문이다.

2011년 TV 애니메이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2575억원으로, 전체의 78.3%를 차지하고 있다. 극장과 홈비디오, 인터넷 애니메이션 등의 시장을 노리고 준비하는 대신 특정 시장에 끌려가는 데 급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자금 순환 제도 정비 시급"

한국애니메이션발전연대가 지난 2월 국회 앞 시위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상황에서 방영권 구매비 등이 낮게 책정돼 있어 산업 발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대부분이 각종 방송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반해 방송사들의 방영권 구매비가 순제작비 대비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제작비의 60~70% 이상을 방송사가 지급하는 드라마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

실제로 SK브로드밴드가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제작비의 30% 정도를 지원했던 로보카 폴리와 원더볼즈가 큰 화제를 모으며 부각됐던 사례를 보면, 구매비 등 지출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킬러 콘텐츠 생산 능력 향상'에 큰 힘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산업 전반에 자금 여력이 있어야 기획 등을 중심으로 하는 고부가가치체제로 전환을 할 여력이 생긴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하청을 위주로 하는 구조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애니메이션 하청 제작업의 1인당 평균 매출액(6400만원)에 비해 애니메이션 창작 제작업(1억원)과 애니메이션 유통 및 배급업(1억5000만원)의 매출 평균 즉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능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초점을 제도적 지원과 자금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것에 둘 필요가 크다.

제도적 지원을 선언하는 '애니메이션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과 방송사업자 또는 영화업자가 국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거나 구매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의 일부를 법인세에서 공제해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지난해부터 추진되는 상황이다. 이들 법안은 4월 공청회와 소위 회부 등 단계에 이르른 상황이다. 빠른 통과 여부와 실제 애니메이션 발전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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