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에버랜드가 3일 상장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버랜드 상장은 삼성그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해 온 일련의 그룹 사업재편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수순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뤄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이런 가운데 언젠가 에버랜드를 상장, 지주회사 시스템으로 현재의 순환출자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에버랜드를 상장하는 것은 삼성이 가족경영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오너 일가와 기관투자자 지분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체제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오히려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이유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바 있다. 투명하게 체제를 만들면서 3세들의 사업 배분 등을 가능하도록 추진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 신호탄을 올린 셈이다.
계열사 간 출자구조에 대해 법적인 제약은 앞으로도 계속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순환출자마저 언제까지 안고 갈 수는 없기 때문에 지주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인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제조업 부문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그룹 특수 관계인 지분이 17%선이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위해 상속세를 준비하는 경우 적잖은 부담도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가운데 에버랜드 상장을 하면 차익으로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거나 주식교환 등을 통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방안이 삼성측으로서는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버랜드의 상장 차익을 보면서 지분을 파는 재미에만 매몰될 경우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자칫 제기될 수 있는 지분 희석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구주매출을 통해 오너 일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고, 신주발행 등으로 그룹의 자금력을 강화하면서 미래를 위한 체제 정비에도 손을 댈 필요가 제기된다.
이미 에버랜드는 출자 구조를 단순하게 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낸 바 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에버랜드로 이전하고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해 지분 구조를 단순화했다.
이런 가운데, 에버랜드의 역할론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돈다. 우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인적분할해 각각 지주사를 세우고 이중 삼성전자홀딩스를 에버랜드와 합병하는 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와는 좀 더 다르게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에버랜드 등 각각의 지주사를 모두 합한 '통합지주사'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적분할한 지주사들끼리 인수합병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오너 일가의 지분이 집중된 에버랜드와 연결고리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 삼성전자 지분 보유를 위해서는 막대한 지금이 필요한데, 돈을 가장 적게 들이고 삼성전자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은 삼성전자를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지주사간 합병하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어떤 식으로든 인적분할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깔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부진-서현 남매간의 사업부문 정리 등 추진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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