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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만취운전자 음주측정 거부 '처벌 할 수 없다'

판단력 상실 상태서 음주측정 거부 무죄…음주단속 시 악용될 가능성 우려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4.05.18 13:55:13

[프라임경제] 운전자가 만취해 인사불성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김병찬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된 노모(54)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노씨는 지난해 9월 제주시 애월읍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가 얼마 못 가 차 안에서 잠이 들었고 차는 도로 인근 담벼락을 들이받고 멈췄다.

노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동을 켠 채 술에 취해 차 안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노씨가 술에 취해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노씨를 부축해 파출소로 데려가 음주측정을 하려 했지만 노씨는 음주측정기에 침을 뱉는 등 4차례 측정을 거부해 결국 음주측정 불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법원은 노씨가 만취해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의도적으로 음주 측정을 거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음주측정 불응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노씨가 사고가 난 뒤에도 시동을 켠 채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점, 파출소에 와서도 정신을 전혀 차리지 못한 점 등을 볼 때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없어 음주 측정에 응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은 "경찰이 노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임의동행 절차를 밟지 않고 파출소로 데려간 것은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운전이라는 범죄의 증거를 수집하려 한 것"이라며 "경찰의 음주 측정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씨는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기에 면허 취소도 되지 않았고 형사 처벌도 피하게 됐다.

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향후 음주 단속 적발 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 되면서 음주단속에 걸린 운전자가 만취한 척하며 끝내 음주측정을 거부할 경우 이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자가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 한편 징역 1년 이상 3년 이하,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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