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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주기' 덕 보던 SI업체에서 ICT컨버전스 '화신'으로…삼성SDS의 궤적

[기업해부] 삼성SDS ① 태동과 성장…후계구도 '실탄' 뒷받침할 전문기업 우뚝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4.05.16 10:30:52

[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삼성SDS' 1탄 태동과 성장에 대해 살펴본다.

삼성그룹 후계구도 재편 교통정리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SDS 역시 삼성그룹 조직재편의 키워드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바로 삼성SDS '상장 추진' 뉴스 때문이다. 이는 삼성SDS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 3세의 자금 마련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며, 이전부터 이 같은 가능성이 언급돼 왔다. 다만 여기서 일종의 공감대로 깔린 또 하나의 전제조건에도 눈길을 줄 필요가 있다. 바로 삼성SDS의 위상과 저력이 널리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S는 30년이 조금 못 된 기간에 글로벌 ICT업체로 성장하겠다는 상장 추진의 변이 무색하지 않은 회사로 성장했다.

그룹 일감 처리하며 기반 다져 외부 SI시장 진군 

삼성SDS는 계열사들의 일감을 받아 영업을 하면서 급성장해 왔다. 이 같은 성장에는 기업분할과 합병 등을 거치는 전략적 판단도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는 1985년 삼성데이타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른바 SI(System Integration 즉, 시스템 통합: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에 관한 기획에서부터 개발과 구축, 운영까지의 서비스함) 업무가 모태다.

흔히 SI업체는 계열사들의 업무 처리를 위주로 한다. 대외적으로 사업 활동이 활발치 않다는 '은둔의 이미지'가 없지 않다.

삼성SDS의 경우도 삼성그룹 소속사들에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출발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전산시설을 통합인수한 삼성SDS는, 이후 1990년대 들어서면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종합관리(SM사업)을 개시했다. 

이렇게 삼성그룹의 제2금융권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시스템 관리를 하면서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외부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수주 및 영업활동을 펼치기에 이른다. 2003년에는 관계사를 대상으로 하는 SM부문과 대외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SI부문으로 분리를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처럼 활발히 외부 진출의 문을 두드려 온 결과, 전체 매출의 일정 부분을 계열사 외의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전체 매출액 중 내부거래 비율은 72.5%로, 아직 "그룹 내부에서 일감을 몰아준다"는 SI업체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나 유의미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점은 틀림없다. 

'유니텔'과 '홈네트워크' 등 새 시장에 의미있는 족적

1997년 사명을 삼성SDS로 변경하고, 1998년 봄에는 유니텔 유니원98 서비스를 실시했다. 삼성SDS는 2000년 정보통신본부를 분할해 유니텔(삼성네트웍스)법인을 세웠다. 삼성네트웍스는 2010년 다시 삼성SDS에 합쳐진다.

   PC통신 유니텔 초기 화면. Ⓒ 삼성SDS  
PC통신 유니텔 초기 화면. Ⓒ 삼성SDS

유니텔은 높은 PC통신 인기를 등에 업고 인기를 구가했다. 호평을 받았다는 점 외에도 삼성SDS가 가진 능력으로 얼마든 새로운 시장을 노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짚고 넘어갈 만하다.

2000년은 유니텔의 해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삼성SDS에 합병된 삼성SNS에서 홈네트워크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린 해이기도 하다. 2000년 론칭된 홈네트워크 브랜드 이지온은 2002년 '세계 최초의 홈네트워크 상용화'라는 과업을 일궈내는 단초가 된다. 그해 산업자원부 세계일류화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SDS는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홈과 같은 컨버전스 발전을 적극 모색해 왔다. 사진은 엣 KTF(오늘날 KT로 통합)와 협력, TV로 문자메시지를 받아보고 자녀의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 Ⓒ 삼성SDS  
삼성SDS는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홈과 같은 컨버전스 발전을 적극 모색해 왔다. 사진은 엣 KTF(오늘날 KT로 통합)와 협력, TV로 문자메시지를 받아보고 자녀의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 Ⓒ 삼성SDS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과 정보통신기기들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함과 동시에 외부 인터넷망과의 접속을 제공함으로써 지능화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하는 홈네트워크는 2000년대 중반에 삼성SDS에 의해서도 발전을 거듭, 꽃을 피우게 된다. 삼성SDS도 홈디지털이라는 관점에서 통신사업자 및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그룹사와 공동사업을 추진했다. 삼성SDS와 이동통신사 KTF(오늘날의 KT)가 TV로 문자메시지를 받아보고 자녀의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함께 나선 것도 그런 노력이 거둔 성과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개념은 오늘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발전과 함께 스마트홈 개념에서 사용자 편의 증진을 모색하는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삼성SDS의 역사는 SI의 전통적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연결(네트워크)'이나 '융합(컨버전스)'이라는 차원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데 일찍부터 익숙해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 새 물결 맞춰

2007년 삼성SDS와 삼성전자가 기업용프린팅 솔루션 공동사업 MOU를 맺은 것은 '비용절감'이나 '위기극복' 차원에서의 의미도 크지만 개별 컴퓨터를 사용하는 선에서 만족하지 않고 하나로 연결, 다수 이용자에게 서비스 자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후 발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결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디지털연구소를 대상으로 통합출력관리서비스(MPS)를 개별적으로 사용하던 프린터들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면서 쌓은 네트워크 노하우는 이후 데이터와 서버를 대형컴퓨터에 저장한 뒤 사용자에게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 개념인 클라우드 서비스 흐름에 올라타는 국내 최초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개관(2009년) 등으로 순조롭게 흐르게 된다.

유무선 네트워크 능력을 통해 사물간 정보를 상호 전달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스마트홈 등 개념에 익숙한 삼성SDS가 상장을 마친 후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사업을 주력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받는 상황은 자연스럽다.

이처럼 삼성SDS의 지난날은 글로벌 종합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여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IT서비스업체들이 과거처럼 SM과 SI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아내는 과제를 푸는 변화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업체 중 하나가 삼성SDS였던 셈이다.

   삼성SDS는 지난 2002년부터 중국 광저우를 필두로 베이징, 우한, 텐진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중국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으며, AFC 기술은 ICT 서비스 해외수출 최고의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진은 삼성SDS가 구축한 베이징 지하철 AFC. Ⓒ 삼성SDS  
삼성SDS는 지난 2002년부터 중국 광저우를 필두로 베이징, 우한, 텐진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중국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으며, AFC 기술은 ICT 서비스 해외수출 최고의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진은 삼성SDS가 구축한 베이징 지하철 AFC. Ⓒ 삼성SDS

삼성네트웍스의 통신인프라와 삼성SDS의 IT서비스기반을 합병으로 합쳐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강화하는 저력으로 삼았듯, 이번 상장 선언이 모멘텀으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미 삼성SDS는 스마트 컨버전스 사업인 SCS(Smart Converged Space)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첨단기술 구현만이 아니라 사용자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시설물을 구축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석유생산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Aramco)사가 추진에 나선 세계 문화센터 건에 이어, 영국 명문대학인 버밍엄대의 신축 도서관 사업도 수주한 바 있다.

SCS 사업은 오는 2015년 세계시장 규모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로, ICT 기술과 디자인 감성이 만나는 '융복합형 IT 비즈니스 모델'이다. 상장을 통해 세계적인 ICT업체로서의 도약이 가능하게 되면, 이제까지 거둬 온 이런 성과들 이상으로 다양하고 큰 과실들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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