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14일 작업장 근로자들의 백혈병 문제와 관련,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보상 기준 마련과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반도체 사업장에 대한 안전 보건 관리 진단 추진 등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산업재해 소송에 관련한 보조참가 철회도 밝혔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자청,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 심상정 정의당 의원 측에서 4월9일 기자회견(국회에서 열린 것)을 통해 제안한 것과 관련해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 대표이사는 "삼성전자가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직원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다.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 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났다"면서 "이 분들과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권 대표이사는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재소송에서 보조참가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를 철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중재기구 설치를 통한 보상 문제 합의와 독립적인 전문기구에 의한 사업장 안전 진단 등도 함께 거론했다.
◆전향적 자세, 하지만 문제에 대한 전면적 사과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번 나온 제안에 응하는 형식으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성의있는 자세를 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이 같은 발표는 반올림측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반올림측이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의가 공회전에 들어간 상황을 개선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혼선에 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이를 최대한 빨리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분명히 하기 위해, 이 같은 발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즉 삼성전자는 반올림의 지난 번 행보 등 내부적 혼선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화를 다시 시작할 환경이 재개됐다는 판단 하에, 중립적 기구 설치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대전제에 응한 셈이다.
여러 표현에서 4월9일자 가족과 심 의원 등 국회 기자회견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에서 사과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전면적 사과나 문제(인과관계)의 인정 등은 아닌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는 풀이다. 문제 해결의 지연에 따른 도의적 사과로 볼 수 있으며, 실제 발병 상황과 삼성 근무와의 상관인과관계 입증 등은 모두 중재기구로 넘긴 셈이다. 향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고, 책임 인정 여부나 그 크기도 미지수로 유지된다.
다만 산재 관련 소송에 보조참가한 점을 철회하는 등 가시적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최대한 합리적인 범위에서의 진정성 표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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