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가 조직 정비와 차별화된 전략 등 '확 바뀐 영업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번호이동시장에서의 강세 현상을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시키고, 불법 영업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을 차단해 이미지 관리를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KT는 임헌문 커스터머부문 부사장을 통해 12일 "영업조직 정비부터 마케팅 전략 차별화까지 환골탈태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KT는 영업재개와 함께 최적의 영업조직 구축을 완료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번호이동시장에서의 성적표가 이에 힘입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렸다.
임 부사장은 "'1등 KT' 도약을 간절히 바라는 전 임직원들의 땀과 열정이 더해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적표 어쨌길래? '빠른 조직'과 '고군분투' 자화자찬 내놓은 자신감 배경
이 대목에서 KT의 최근 성적 지표를 먼저 볼 필요가 있다. 12일 이동통신업계가 제공한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번호 이동 수치에 따르면 단독영업정지 시작일부터 지난 9일까지 13일간 KT의 번호이동 순증규모는 총 15만4071건에 이르렀다. KT가 지난 45일 영업정지 기간 동안 빼앗긴 고객 수(14만8710명)를 상회(5000명 이상)하는 성적을 거둔 셈이다.
이날 설명 내용은 이른바 '막판 투수 효과'로 거둔 이번 성과에 의미를 부여하고 조직을 독려하는 한편, 앞으로 다시 치열해질 이동통신3사간 경쟁 와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달 말 기존 236개던 지사를 79개로 광역화하고, 하부 조직으로 181개 지점을 신설하는 등 현장을 '빠른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과 권역별 책임을 강화해 영업현장의 효율성과 실행력을 높인 것.
KT는 유통채널에 대한 재정비도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통신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KT의 강한 의지를 적극 알리는 한편 제조사와의 협의를 통해 출고가 인하를 실천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높였다는 자평을 내놓고 있다. 이 결과 올해 새로 개소한 매장 수가 작년 동기간 대비 1.8배 늘었으며, KT고객 유치 대비를 위한 대리점들의 단말기 확보물량도 연초 대비 1.6배 증가했다고 KT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휴일도 잊은 현장 직원들의 노력이 이어졌다고 임 부사장은 소개했다. 임 부사장은 △어린이날 놀이공원을 찾은 가족들에게 직원들이 직접 인형 탈을 쓰고 풍선을 나눠주거나 △젊은 직원들이 팀을 구성해 거리 공연을 곁들이는가 하면, △인근 명산에 올라 등산객들에게 음료를 건네며 KT를 알리기도 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저가폰 비중 43.1%, 18세 이하 60세 이상 고객 33.2% 차지"
KT는 번호이동시장 인기몰이의 핵심 원인으로 고객의 단말기 구매비용 부담을 현저히 낮춘 '저가폰 전략'으로 봤다.
![]() |
||
| 일명 '막판 투수 효과'에 고무된 KT가 성과에 의미를 적극 부여하고 나섰다. 임헌문 KT 부사장은 이를 직원들의 적극적 노력과 조직 재정비 성과가 빚어낸 결과로 규정했다. = 임혜현 기자 | ||
KT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번호이동 고객 중 출고가 인하와 출시 20개월 경과 단말기의 가입비중이 43.1%에 달한다고 밝혔다. 영업재개 이후 첫 6일간이 40%였던 것을 감안하면 저가폰 효과는 지속 탄력을 받는 것으로 풀이했다.
저가폰 라인업도 10여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5월 성수기 시즌 특수다. 영업재개 이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이어지면서 선물용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KT 분석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번호이동 고객 중 만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과 60세 이상 부모 세대의 가입 비중 합계는 33.2%다. 세부적으로는 만 18세 이하 가입 비중이 60세 이상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KT는 직장인 자녀가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부모에게 선물하는 경우 등을 감안하면 18세 이하, 60세 이상 가입고객의 비중은 현재보다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불법 마타도어'와 '이제 약발 떨어진다' 우려 선제적 차단?
한편 임 부사장은 신규출점 대리점 매장 수가 늘어난 것이 최근 단행된 명예퇴직과 연관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명예퇴직자들이 새 직업으로 대리점 개설을 해 그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명퇴 관련 진행) 기간을 볼 때 대리점 증가와는 무관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입장 표명이 KT가 시장에서 선전했으며, 불법 대신 노력과 열정으로 이 같은 새 지평을 열 수 있었다는 쪽으로 전적으로 연결짓는 효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불법이 아닌 자체적 노력에 의한 성과인지에 확답을 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반 걸음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임 부사장은 "불법이 확실히 없었다고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경쟁사보다 많이 쓰지는 않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입자당 확보비 지출론을 폈다.
이 같은 해답은 타사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불법 의혹 공세의 불을 끄는 데에는 일정 부분 효과가 기대되지만, 소비자들에게 과거와 확실히 달라진 불법 보조금 전쟁에서의 이탈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는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불법 보조금 전쟁의 늪과 거리를 두는 KT'로 한 방에 환골탈태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한편 일명 '가입 처리 지연 논란'에 대해서도 KT는 전산망 문제로 가입이 지연됐을 따름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번호이동을 하는 고객의 약정 개월수와 단말 할부에 관한 업무처리 과정에서 전산망 장애가 발생해(서울보증보험과의 전산 연동에서도 문제가 있어) KT가 일부 번호이동 가입자를 등록하지 못했는데, 이를 두고 고의 논란이 있었다.
이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나선 KT의 태도는 향후 본격 재개될 이동통신3사 간 영업전에서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눈길을 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