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의 갤럭시S5가 일단 순항 중이나 이 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향후 전망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우선 당장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인 애플 쪽에서 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6가 삼성의 전략과 다른 각도를 구사할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
우선 시장 성숙에 따라 신형 스마트폰 시장이 더 이상 폭발적 성장이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와중에서도 갤럭시S5는 출시 첫날 속칭 '대박'을 터뜨리는 등 초반 성적표가 괜찮은 편이다.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첫날 판매량으로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글로벌 125개국에서 동시 판매를 시작한(이하 날짜 모두 각 현지시간) 갤럭시S5의 첫날 판매량이 이전 제품인 갤럭시S4가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13일 밝힌 바 있다.
◆성숙한 시장서 일단 초반 질주…전작 대비 내구성 개선?
삼성전자는 정확한 판매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S5의 초반 판매 호조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작인 갤럭시S4는 60개국에서 동시 출시했으나 갤럭시S5는 첫 출시국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미국·유럽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케냐 등 성장이 아직 기대되는 시장까지 첫 출시 대상에 넣으면서 '적극적 공략'을 키워드로 택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 점도 관심을 모은다. 전작인 갤럭시S4보다 10만원가량 낮춘 가격(86만6800원·32기가바이트 기준)에 내놓은 것도 판매 호조의 원인 중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미국 스마트폰 보증 수리 전문업체 스퀘어트레이드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신형 스마트폰 4종의 내구성을 시험한 결과를 밝혔는데 갤럭시S5는 전작인 S4에 비해 내구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의 지수는 일상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마트폰 파손 위험을 따진 것이며, 1점부터 10점까지 0.5점 단위로 매겨지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망가질 확률이 낮다는 뜻이다.
평가 대상 중 삼성 갤럭시 S5는 6점을 받았다. 이는 작년 갤럭시 S4가 얻은 점수 7점보다는 내구성이 향상된 셈이다. 아울러 HTC 원M8(6.5점) 등에 대비해서도 앞선 것이다. 다만 애플의 아이폰 5s는 5.5점을 받아 삼성 갤럭시 S5보다 0.5점 앞섰다. 지금까지 발표된 자료를 보면, 모토 X와 HTC 원이 4.5점, 아이폰 5가 5점 등이다.
아이폰의 경우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손에서 미끄러질 위험이 낮고 바닥에 떨어졌을 때 파손 위험이 작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갤럭시S5의 디스플레이 성능은 전문조사기관 디스플레이메이트로부터 지난 1일 '액설런트 A' 등급을 부여받는 등 호평을 듣고 있다.
◆아이폰, 충성고객층 믿고 가격 높일 가능성
크기 이슈에서 아이폰이 다소 화면을 키우게 되면 내구성 평가 등에는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프랑스 IT매체 노웨어엘스가 폭스콘으로부터 입수한 아이폰6 금형을 측정해 크기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아이폰6 화면은 정확하게 4.7인치로 전작인 5s에 비해 다소 크기가 있다.
이는 디스플레이를 키우면서도 삼성과 다른 색채를 부각시킨다는 점을 고객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4.7인치 아이폰6을 3분기, 5.5인치 아이폰은 생산 문제로 4분기 말에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결국 '삼성 대비 작은 폰'이라는 이미지를 애플이 어떻게 활용할지와도 맞닿는다.
결국 향후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판세는 내구성 등 객관적 지표보다 충성 고객층의 반응에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이 가을에 내놓을 아이폰 6의 공급 가격은 100달러(한화 약 10만원선)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미국 통신업체들과 세부조건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
||
| 삼성전자 갤럭시S5와 향후 출시될 아이폰6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9일 싱가포르 미디어데이에서 선보일지 모를 일명 '갤럭시K'가 갤럭시S5의 후광효과를 어느 정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 삼성전자 | ||
보고서는 애플이 가격 인상분 100달러 중 50달러를 통신업체, 나머지 50달러를 고객이 부담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가격을 올리는 정책에 일단 통신업체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보고서는 아이폰6를 제외하면 업계 판도를 바꿀 만한 제품이 없다는 점은 이들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는 등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에 집중했다.
이 같은 애플 측의 움직임은 여러 객관적 장점에도 불구, 갤럭시S5가 처음 선보였을 때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평을 받았던 점과는 다른 기류가 읽힌다. 애플 선호층이 갤럭시 고객층에 대비해 충성도가 높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15일 "아이폰6 출시를 앞두고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더욱이 "2분기는 스마트폰 보조금이 잘 풀리지 않는 비수기로, 갤럭시S5와 같이 단말기 가격이 비싼 고사양 스마트폰을 보조금 없이 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 것 또한 시사점이 크다.
애플은 삼성이 2분기의 비수기 늪에서 에너지를 소모한 이후 3분기에 본격적으로 자사와의 경쟁을 유도하려고 하며, 애플식 정면 돌파로 삼성에 대응하려 한다는 점이 전체적인 구도가 될 전망이다. 고가 전략을 접은 삼성과의 경쟁에서 애플이 선전한다면 삼성으로서는 이중의 상처를 입는 셈이 된다.
삼성이 오는 29일 싱가포르에서 줌 기능의 갤럭시K를 대대적으로 내세우지 않겠느냐는 후속작 시나리오가 관심을 모으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초반 바람몰이와 후속 변형작을 통한 선점효과 유지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삼성과, 느긋하게 애플팬 고객을 대상 삼아 가을부터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이는 애플 아이폰6와의 대결구도는 향후 경쟁 색채를 대비할 수 있는 경연장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는 이미 포화도가 높아진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택한 양자 간에 누가 웃을지를 판가름하는 '뚝심' 경쟁이기도 하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