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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매미의 죽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3.08.02 09:56:32

[프라임경제] 중부지방은 유례없이 긴 장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남부지방은 폭염으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남부지방은 폭염특보, 열대야 개념이 이미 낯설지 않고 중부지방 역시 이제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로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은 더위 속에 기력을 다해 바닥에 드러누운 매미인데요. 옛날 사람들은 매미는 이슬만 먹고 산다고 해서(실제로는 나무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고 함) 청렴한 관리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관리들이 쓰는 모자를 매미날개 장식이 붙었다고 해 '익선관'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니, 이런 기대감을 관리의 복장에 담은 셈입니다.

   ⓒ 프라임경제  
ⓒ 프라임경제

그런데 현대 한국 공직사회의 매미가 실종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습니다. 지난달 9일 한국투명성기구가 내놓은 조사결과를 보면, 분야별 부패점수(1∼5점, 높을수록 부패)를 측정한 설문조사에서 정당(3.9점), 국회(3.8점)이 최상위권을 차지했고 공무원은 3.3점을 차지했습니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은 사법부·경찰·민간기업·언론에 3.2점을 줬고 교육 분야는 3.1점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나마 시민단체가 2.8점으로 비교적 청렴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울러 이 조사에서는 '지난 2년간 우리나라의 부패수준'에 대해 '심해졌다'는 응답은 39%, '이전과 같다'에 답한 경우가 47%였답니다. '나아졌다'는 답은 14%.

다른 자료를 볼까요. 공직자와 정치권 부패를 다루는 2012년 부패인식지수 조사(국제투명성기구 발표)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6점을 받아 지난해 43위에서 45위로 떨어졌다고도 합니다.

이런 우리나라 상황은 시진핑 이후의 중국을 이끌 것으로 점쳐지는 차세대 지도자감(대략 10년 후의 중국 최고위층을 장악할 후보군)들이 집안이 좋은, 일명 태자당보다는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에서 많이 거론되는 상황과 대조됩니다.

왜 그러냐면, 공청단 출신은 아래에서 성장했기에 하위 계층과의 소통에 능하다는 게 첫번째 강점이요, 두번째 강점은 승진할 때마다 검증을 거쳤기에 대부분 부패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청렴성 요소죠. 그래서 상하이방이나 태자당 같은 세력 코드가 이제 점차 퇴조하고 있으며, 변방에서 실력을 쌓은 깨끗한 이들이 점차 세력을 넓힐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단순히 거대한 시장과 부존자원 덕만이 아니라 저런 국가 운영 기조의 변화효과를 타고 있는 게 아닌지, 매미 같은 공직자가 실종됐다는 평을 듣는 한국이 생각해 볼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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