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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톡] 바젤III 부담감과 하나금융의 주식교환

외환銀 대출자산·상대적으로 약한 자본비율 감안한 듯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3.01.28 11:24:33

[프라임경제] 하나금융그룹(086790·회장 김정태)이 이번에 외환은행(004940·은행장 윤용로)의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결정한 과정과 방법을 보면 은행권이 현재 안고 있는 펀더멘탈 강화에 대한 부담을 여실히 읽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하나금융 앞에서 집회 중인 외환은행 노조원들. ⓒ 외환노조

연초 은행권은 바젤Ⅲ도입이라는 희소식을 받아들었다. 국제적인 금융규제 공조가 완화된 가운데, 성급하지만 새 정권 출범 이후 규제 리스크 완화 역할까지 기대되는 상황이 겹치게 됐다. 이로 인해 하나금융 역시 주가에 상당한 탄력을 받은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에 대한 공개매수 대신 교환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이런 방식을 택한 점은 하나금융의 고뇌에 따른 것이라는 풀이다.

물론 바젤III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현금매수와 주식교환을 병행해 잔여지분을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시각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까지 감안시 현재보다 자기기본자본비율(TierI)을 더 낮게 만드는 길을 가는 데 따르는 부담감이 문제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려가 커 결국 교환방식을 택하고, 더욱이 반대매수청구권의 비용을 1조원으로 긋는 등 부담 최소화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BIS 계속 눈여겨 봐야

지난 상반기 이래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인해 건전성 규제 충족에 비상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일명 '승자의 저주' 문제로 시선을 받아왔다. 외환은행 인수로 자금이 들어가면서 자기자본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 외환은행의 대출 확대로 손해 볼 위험이 높은 대출자산은 늘어나 6월 말 기준 하나금융의 TierI은 8.27%로 10개 금융지주사들 가운데 가장 낮아지기도 했다. Tier1이 낮아지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1.31%로 최하위권에 랭크됐다.

외환은행의 이 같은 사정은 근래까지도 크게 좋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달 23일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시중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과 TierI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한은행과 외환은행만이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를 보였다.

외환은행의 BIS 비율은 13.87%에서 13.89%로 소폭 상승했지만, Tier1은 11.80%에서 11.39%로 0.41%포인트 하락했다(신한은행은 지표 하락을 하기는 했지만 은행계 톱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별론으로 함).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이 탈출구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빠른 시너지 효과 상승뿐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이 21일 "100% 지분 인수로 외환은행을 완전자회사한다 해도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론적인 기업가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분석한 점은 하나금융이 쉽게 큰 비용을 더 들일 수도 없고, 외환은행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빠져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모든 영역에서 체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고, 조직 슬림화 및 불필요한 비용 감소 등 수익을 극대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계속 팔로어십을 강조하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유효하다.

아직까지의 운영이 100%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하나금융은 바젤III의 유예기를 가장 '전투적으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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