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진은 지난 17일 오후 KB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옛 거평프레야(이후 케레스타로 변경)의 임차인(세입자)들이 벌인 시위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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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평프레야라, 정말 추억의 이름이지요? 이 곳은 국내 최초의 정부지정 시범도매센터였습니다. 동대문 쇼핑몰 문화의 신호탄으로 뉴스거리가 됐던 이 건물은 이후 외환위기 국면에서 거평이 부도가 나면서 안 좋은 방향으로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권리 관계가 복잡해 새 주인을 찾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여러 번의 공매 유찰 이후 2011년 말에는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인수했는데요. 그런데 시위는 왜 국민은행 앞에서…?
보증금 반환은 옛 주인과의 문제라 새 주인이 된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서는 법적 책임은 없는 셈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복잡해지면 이를 원만히 매듭짓기 위해 일정한 위로금(보상금)을 지출하기도 합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의 경우도 그래서 2011년 말 보상금 지급을 검토한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지요.
하지만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지지는 않았고 이후 국민은행이 수탁등기를 맡으면서 함께 원성 대상으로 부각됐는데요. 세입자측에서 보기에는 파인트리가 보상금을 미지급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맡은 국민은행은 같은 원성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의뢰를 맡았을 뿐 의사 결정권이 그렇다고 국민은행에 있는 게 아니니 국민은행으로서는 법적 책임을 질 일이 아니게 되는 셈입니다.
결국 이런 상반된 입장은 팽팽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기업은행도 명동 3구역 재개발 와중에서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명동 재개발 3구역에 25층 빌딩을 세우는 문제에 기업은행은 1000억원 상당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했습니다. 기업은행은 투자자일 뿐이니까, 이 구역의 재개발을 위해 정리를 할 때 원래 시행자의 일은 세입자 보상 문제에 관여할 입장은 일단 아닙니다.
문제는 시행자가 세입자들의 보상 문제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은 상황에 강제 철거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된 것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그럼 건물의 실질적인 주인은 (최대 투자자인) 기업은행이 되는 것 아니냐고 정리(?)된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로 은행도 한통속 논란이 불거지는데요. "어차피 은행도 한통속이다. 그 놈이 그 놈 아니냐?"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은행들이 책임이 없으면서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경우는 은행이 맡는 업무나 투자하는 일 등이 일반인으로서는 한 번에 깔끔히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 정교화되어 가고 있는 데 따른 숙명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같이 걸려 있는 은행 앞에 가서도 떼를 써 보자는 '떼법'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은 시위를 백안시하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닌 면도 있는 것이지요. 이제 저수익시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새로운 시장 개척,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은행권으로서는 그래서 더 가슴이 답답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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