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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맞춤형 법인카드, 알고보니 10년 노력 화룡점정?

법인카드 관리 서비스에 축적 노하우 활용…과감한 폐기·혁신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2.08.03 17:02:38

[프라임경제] 법인카드 시장의 아이디어 전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랫동안 ‘거기서 거기’, ‘투명한 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이라는 평을 못 벗어나 왔던 법인카드 유치 경쟁에서 각종 부가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영업전이 화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은행은 법인카드를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법인카드 관리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최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외환은행이 리테일 분야를 공략한 2X카드에 이어 기업금융 측면을 강화한 법인카드 맞춤형 서비스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하지만 이번 서비스는 부가기능을 동원한 판촉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특히 이전에 외환은행이 시행해 온 여러 기술 노하우들을 두루 가미, 응용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법인카드 서비스가 단순히 카드 분야의 영업 이슈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신제품 2X카드를 내세워 개인카드 고객 유치뿐 아니라 일선 영업점포의 리테일 영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처럼, 이번에는 법인카드에 맞춤형이라는 개념을 넣으면서 기업대상 영업에 긴장감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각인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가세 환급 업무 지원과 통합자산관리, 이미 검증된 능력

외환은행은 일명 은행계 카드사다. 신한카드나 삼성카드 같은 전업계 카드사들과 달리 은행 조직의 일부로 카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처럼 과거 카드사를 분사시켰다가 카드대란 여파 등으로 다시 합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영업 등에서 기민하지 못하다는 평가도 없지 않으나 여러 아이디어 카드 서비스를 마련하거나 은행의 서비스와 연결 짓는 문제 등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찾을 수 있다.

이번에 도입된 맞춤형 법인카드의 기능 중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각 카드사로부터 발급받는 다수의 카드를 통합, 관리하는 기능 △부가세 환급 업무 등 세무 업무 지원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업고객이 외환은행을 포함한 각 카드 발급사로부터 발급 받은 다수의 법인카드를 통합·관리해 준다. 부가세 환급 업무 자동화 및 간소화는 물론 전자세금계산서의 발행 및 수취조회 서비스 등 세무 업무 지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서 각종 외부 금융기관과의 거래 문제를 통합해 관리해 주는 기능은 이번에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다. 2009년경 금융권의 관심을 끌었던 ‘위젯뱅킹’ 서비스나 이미 2002년부터 태동한 ‘KEB 자산관리서비스’에서 각종 정보의 제공과 통합이 이뤄진 바 있다.

   
정보통합관리는 은행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차세대 금융의 핵심이다. 사진은 외환은행 위젯을 가동함으로써 인터벳뱅킹을 접속하지 않고 인터넷판신문을 읽는 중임에도, 간단한 금융정보를 실시간으로 함께 점검할 수 있는 경우다.
   
자산관리서비스를 활용하면 다음과 같이 수많은 은행과 보험, 카드사들로 흩어진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모아서 볼 수 있다. 이 영역에서 외환은행은 상당히 이른 진출로 노하우를 획득하고 있다.

위젯의 경우엔 날씨·계산기·시계와 같은 유용한 기능과 각종 정보를 담고 있는 작은 크기의 애플리케이션을 바로가기 아이콘(단축 아이콤) 형태로 만들어 PC 또는 모바일(스마트폰)이나 블로그·카페·개인 홈페이지 등에 다운로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즉, 외환은행 인터넷뱅킹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제한적이나마 컴퓨터 바탕화면을 통해 환율정보, 금융계산기 등 정보와 날씨, 시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법인카드 잘 부각하면, 은행 CMS와 연결짓기 적합 포석인 듯

자산관리서비스도 마찬가지. 이는 타 금융기관의 △은행 예금 및 대출 △신용카드 거래 △증권잔고 △보험가입내역 등도 모아 관리할 수 있으며 개인고객에게도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미 2002년 초 출시된 ‘예스(yes)-자산관리서비스’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여러 정보를 모으고 제공하는 기능을 은행 등 금융업무에서 발휘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법인카드를 쓰는 기업고객에게 적절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미 외환은행에서는 소호사업자를 대상으로 세무 등 정보 제공을 하면서 기업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파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호고객을 대상으로 했던 Biz 카드 서비스.
아울러 이번에 맞춤형 법인카드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세무 관련 서비스 기능과 리포트 제공 기능 등도 이미 오래 전부터 노하우 축적이 있어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무렵 외환은행은 SOHO사업자(소규모 사업자)들을 위한 ‘Biz 파트너 카드’를 내놓은 바 있는데, 영세한 소호사업자들로서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사업용 자료, 프로그램이나 세무 관련 도움이 아쉬운 상황이어서 이런 기능을 제공한 바가 있다.

즉, 가맹점주, 일반사업주 등의 개인사업자 및 소매중소법인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은 기업 운영에 필요한 사업용 서비스와 다양한 리워드 프로그램, 세무지원 서비스가 제공됐다. 4대보험 업무지원, 맞춤형 정책자금정보, 노무지식열람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갈고닦은 노하우를 법인카드에 접목해 시장에 내놓은 까닭은 그럼 어디에 있을까? 시장에서는 여러 통합관리와 부가 기능을 제공해 ‘외환은행 스타일의 편의성’에 자금관리 담당자를 길들이는 경우 거래지속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은행이 제공하는 CMS(Cash Management Service) 즉, 정보화 사회에서 통신 라인과 컴퓨터를 이용해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 사용자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서비스와 통합관리를 융합하는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CMS는 자금을 관리하는 부서 담당자의 수고를 상당히 덜어주고 있다. 이 같은 CMS에 각종 부가서비스를 합쳐 놓은(통합관리 등 부가서비스가 함께 제공되는) 법인카드를 함께 사용하게 되면 외환은행 중심으로 회사의 업무 패턴이 완성될 수 있다.

◆1등 서비스도 새롭게 발전하면 과감히 폐기

그런데 외환은행은 실제로 과거 CMS 따로 인터넷뱅킹 따로였던 패턴을 이미 2007년 2월 무렵 타파해 하나의 망으로 융합시킨 바 있다. 외환은행은 기존 인터넷뱅킹과 기업종합자금관리 사이트인 CMS플러스를 통합한 ‘기업온라인(Business Online)’ 서비스로 명명했다.

2007년 이전만 해도 기업고객은 인터넷뱅킹과 자금관리서비스가 제공되는 CMS플러스 ID를 별도로 발급 받아 이용해 왔지만, 기업온라인으로 통합됨에 따라 하나의 ID로 인터넷 뱅킹은 물론 자금관리서비스와 기타 부가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요한 것은 2006년 이 CMS플러스로 ‘아시아머니’지가 선정한 ‘최우수 CMS 은행’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지만, 새로운 융합인터페이스 구축을 위해 2007년 새 통합이 가능해지면서 그 해 여름 CMS플러스를 과감히 사용중지하고 빠른 갈아타기를 유도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미 마련된 기술을 이리저리 응용하고 파생 기능을 만들어내는 데 안주하는 것만이 아니라 과감히 폐기를 하면서 전진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온라인뱅킹+CMS를 합친 데 이어 이번에 법인카드까지 통합하면서, 사실상 회사를 둘러싼 금융을 모두 한꺼번에 구축하는 효과를 거두려는 오랜 그림이 한 분기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즉, 길게 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러 서비스를 통해 검토해 온 사용자 직관성을 높이는 일련의 과정이 이번 맞춤형 법인카드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환은행이 단발성 서비스 출시에서가 아닌, 거대한 실험이자 투자를 여러 각도에서 모색해 오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이런 그림이 하나금융그룹으로의 편입 등 은행 사정의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긴 호흡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은 이채롭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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