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후원금 관련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당신의 정치후원금이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영상 광고까지 제작했고, 특히 당대 최고의 인기 개그맨인 ‘애정남’ 최효종도 등장시키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인데요.
이러한 정치후원금에 대한 선관위의 노력은 소액의 다수 기부 문화가 확산되는 풀뿌리 민주주의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서는 후진적 정치 문화 탈피가 요원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입법기관인 국회에서도 정치인과 정당 등에 대한 정치후원금에 공제 혜택 등 여러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고는 있는데요. 이번 선관위 캠페인은 이러한 제도를 실생활에 보다 가깝게 느끼게끔 해 실천으로 끌어들이는 데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의욕적인 선관위 캠페인에 ‘옥의 티’가 있어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태극 마크를 사용하고, 이 태극 모양을 완성하게 하는 등 여러 곳에서 태극을 사용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이는 건강한 대한민국 등을 상징화해 이번 캠페인의 뜻을 보여주자는 뜻에서 태극 마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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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메인 홈페이지. 우측 상단을 보면 이벤트와 관련, 대한항공 로고와 유사한 이미지가 노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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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후원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개그맨 최효종을 섭외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과거 후원금 모집과 관련 여러 번 악연을 맺은 대한항공과 유사한 이미지를 내세움으로써 이 노력이 퇴색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 ||
문제는, 이번 캠페인의 로고격으로 사용되는 태극의 문양이 대한항공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데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특정한 기업을 박해하는 것도 문제겠으나, 공적인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유사 연상 효과를 불러일으켜 간접적 홍보 효과를 키우는 건 문제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특히나, 대한항공은 공명한 선거관리를 해야 하고 정치자금 관련 감시견(Watch Dog) 노릇을 해야 하는 선관위와는 악연이 깊습니다.
2004년 8월19일, 선관위는 ‘2004년도 정치자금 실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치와 돈’을 둘러싼 낡은 행태에 관련해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선관위에서 고발된 규모를 볼 때 대한항공은 타기업에 비해 적잖은 실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기부 방식면에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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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은 원래 대항항공공사에서 민간인 한진그룹으로 넘어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태극 문양에 흰줄이 하나 들어가 있는 문양이나 이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벤트의 상징과 유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 ||
그 다음 번엔 2006년 3월9일 나온 ‘2005년 정치후원금 고액기부자 명단’을 참고할 만 합니다. 이때에도 한화그룹 부회장급 간부 등 여타 기업 관계자들 틈바구니에 대한항공쪽 관계자들이 다시 등장합니다. 총괄대표 및 부사장급 등 5명의 임원이 의원 11명에게 2700만원을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느 모로 보나, 후원금과 관련해 탁월한 전적이 있는 대한항공과 유사한 로고를 왜 쓰는 것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은, 본래의 정치후원금 캠페인 목적의 빛을 바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높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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