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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타개 공조" IMF 선언 의미는?

브릭스 동참 호소엔 적잖은 힘…美정쟁 등 변수로 범세계적 효과 발생은 미지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1.09.25 04:14:20

[프라임경제] 국제통화기금(IMF)이 전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회원국 전체가 공동 노력키로 했다고 밝혀, 그 배경과 실제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MF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폐막된 연차총회 공동성명을 통해 "신뢰와 금융안정을 회복하고 세계 경제성장 동력을 복구하기 위해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IMF는 유로존 위기에 주목했다. 최근 유로존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에 대해 "강력하게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 위기=세계경제에 위험 '공감대' 확보한 듯

이 같은 IMF의 확인은 최근 부각된 유로존 위기에 관련, 강력한 지원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IMF는 "각국의 환경은 다양하지만 경제 및 금융시스템은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점을 명확히 선언했다. 이는 IMF가 현재 번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위기에 대해 각국의 문제라거나, 그간 세계경제를 이끌어 온 슈퍼파워들이 혼미에 빠지고 있다는 인식 이상의 사고를 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는 이미 세게경제가 하나의 연결된 구조이며, 이 때문에 슈퍼파워가 흔들리면 그 자체가 세계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발생시킨다는 점 이상의 문제, 즉 파급 효과라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인식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특히 최근 유로존 위기 상황에서 그리스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시장에 일정한 '시그널'을 보내기 위해 IMF가 이 같은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리스 문제를 놓고 좀더 과감한 채무조정을 통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그리스는 국가 부도를 피하기가 이미 늦었고, 확산 차단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정반대 입장을 보이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키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선언으로 그리스를 안착시키는 데 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방법을 강구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지 주목된다.

유로존 문제 해결에 국제기구 앞장, 브릭스 도움 구하려는 듯 

아울러, 이 같은 선언은 외부의 도움을 본격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국제기구의 발언으로 받아들여져 특히 의미가 있다.

이는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체로 꼽히는 신흥국 그룹인 브릭스(BRICs)가 국제통화기금(IMF)과 다른 국제기구를 통해 유로 재정위기 해결을 도울 것이라는 속내를 드러낸 상황에서 이에 국제기구가 화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브릭스 국가 재무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IMFㆍ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에 참석해 별도 모임을 가진 뒤 성명을 통해 "금융 안정에 대한 현재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IMF 또는 다른 국제 금융기구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국가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제공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터라, 국제기구가 어떤 중간자적 역할을 하지 않으면 이들 국가의 지원 여력을 유로존으로 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IMF 선언을 분석해 보면 이러한 상황을 아우르려는 고민이 녹아 있으며 이 같은 의미에 브릭스의 움직임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위기  심화될 경우 공수표로 끝날 수도

다만, 이러한 IMF의 의지 천명이 그대로 세계인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미국 경제는 이미 '더블딥'에 빠졌다"고 진단하는 등, 이미 국제기구의 노력만으로 진화하기에는 거대한 위기적 상황이 유럽과 미국 등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어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소로스는 21일(현지시각)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더블딥 진입 우려를 나타내고 "미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에 반대한다면 경제 둔화에 대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소로스는 또한 유로존의 부채 위기와 관련 "유로존 정책 담당자들이 반복해서 잘못된 정책을 시행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소로스는 그리스와 관련해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과 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그리스를 구제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유럽 구제 펀드의 창설 여부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즉, 유로존의 위기라는 큰 불을 끄는 데 현재 협력 수준 이상의 방법론이 확고히 등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며, 이는 IMF의 이번 선언 등 현재 논의되거나 등장할 수 있는 선언적 조치 외에 확실하고 전위적인 구제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는 경우를 피해 간다는 전제에서야 유로존 위기 해법이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IMF의 이번 선언은 국제 공조를 위한 기본적 공감대 확인이라는 점에 의미가 한정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이 국제기구를 통한 (유럽) 지원이라는 채널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기는 하나 이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이 한계로 보인다. 즉, 앞으로 위험의 세계 확산 여부를 차단하는 데에는 △미국의 내부 정치적 결단과 유로존 내의 공조 등 각 지역 주체들의 '자체적 해결'과 △국제기구를 통한 '국제적 협력 모색' 등 '투채널'이 병행될 것이고, 이 점 모두에 대한 관찰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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