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권 낙하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집권 4년차’라는 문제가 겹치면서, 이야기가 더 지저분하게 진화하고 있는데요. 정권 말기 내 사람 마지막 챙겨주기에 금융권 낙하산 문제가 악용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금융권 낙하산 인사는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금융감독 당국에서 금융 공기업이나 민간 금융회사의 감사와 임원을 차지해 온 관행이 근래 뿌리 뽑히고 있는데요.
문제는 금융감독 당국 출신들이 낙하산을 타지 않게 되면서, 정치권 출신들이 이 낙하산 가방에 눈독을 들이는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금융을 해 본 전관 출신에 비하면, ‘몰라도 너무 모르는’ 이들 정치권 인사들의 금융기관행은 더욱 큰 문제라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한국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은 올해 김상욱 감사를 임명했는데,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입니다. 전형적인 정치권 출신 낙하산이 아니냐는 소리가 없지 않습니다.
금융권에는 정치권 낙하산과 관련, ‘설상가상’이랄까,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곳도 있어 화제입니다. 낙하산 감사 내정 건이 부각됐다 없던 일이 돼 화제가 됐던 IBK기업은행.
하지만 최근에는 은행의 계열사인 IBK신용정보에 낙하산이 내려오는 참극을 당했습니다. 특히 감사 낙하산을 논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심지어 ‘부사장’으로 내려오기까지 해 눈길을 끕니다. 부사장 자리를 꿰찬 그 분은 영남대 출신이자 한나라당 경남도당 사무처장, 중앙당 조직국장을 거친 류명열씨입니다.
‘좀비’ 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이상목 전 청와대 국민권익비서관은 지난 6일 예금보험공사 감사로 입성했습니다. 이 전 비서관은 IBK기업은행 감사로 내정됐다 노조측이 반발하면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전력이 있습니다.
금융회사 경험이 전혀 없는 이 전 비서관이 연이어 좋은 자리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또 결국 취임하는 걸 보면 여론 ‘총알’을 맞아도 ‘죽지 않고’ 당당히 걸어다니는 능력자들은 따로 있나 봅니다.
아울러, 그나마 전에는 떳떳하게 정공법으로 내정을 했지만, 이제는 아예 쉬쉬해 가면서 비밀에 부쳐가면서 조용히 취임을 하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스텔스’ 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권 말에 마지막으로 사람 챙기기를 한다, 해도 너무 한다는 비판이 아무래도 거북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욕 듣는 게 싫은 것이야 인지상정이지만, 마지막 상도덕마저 포기한 사람 심기 기법이라는 평가입니다.
조만간 새 감사를 뽑아야 하는 흥국생명도 스텔스 낙하산이 취임할 것이라는 설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흥국생명은 시민단체에 의해 보험 가입을 주의해야 하는 곳으로 지목당하는 등 수모를 겪은 바 있는 곳이어서, 정치권 감사까지 내려온다면 직원들 사기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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