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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자산관리서비스 ‘옥에 티’

타사 가입상품도 ‘한눈에’ 강점…논리모순 업데이트부실 망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1.08.05 08:09:21

[프라임경제] 자본시장법 시대가 개막된 이래, 금융기관간 융합 상품이 개발되고 영업 영역에 제한 장벽이 많이 사라지면서 바야흐로 금융상품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치열한 영업 상황은 한편으로 고객 입장에서 보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혹은 혜택과 광고에 혹해 가입을 해 두고 방치되는 상품이 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물론 최근 인터넷뱅킹이 발달하면서, 한 금융그룹 안에서는 관련 상품 가입 내역을 업종 벽을 넘어서 조회해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주거래은행을 정하고 금융실적을 쌓는다고 노력하는 경우라도 한 금융그룹에서만 금융 거래를 하는 경우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각 금융기관별로 개설해 놓은 은행 상품, 신용카드 거래나 증권, 보험 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리저리 홈페이지들을 드나들며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불편함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통합적인 자산관리도 사실상 어려워진다.

   
외환은행은 금융계 통례에 드물게 기업고객이 아닌 개인고객에게도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해, 한 눈에 여러 곳에 개설한 예금이나 보험, 증권 등 금융상품을 모아서 관리하는 기능을 제공 중이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이런 점에서 보면, 외환은행의 ‘KEB 자산관리서비스’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외환은행 홈페이지(www.keb.co.kr)에 접속, 프로그램을 다운받은 뒤 외환은행 및 계열사 외에도 타 금융기관의 인터넷금융서비스를 하나의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는 타 금융기관의 △은행 예금 및 대출 △신용카드 거래 △증권잔고 △보험가입내역 등도 모아 관리할 수 있으며 개인고객에게도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는 2002년 초 출시된 ‘예스(yes)-자산관리서비스’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는 포털 서비스인 네이버가 금융기관들과 제휴해 ‘네이버 통합계좌조회’를 제공하는 예가 있으나, 금융기관의 경우로는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인 것이다. 하나은행의 경우나 신한은행은 유사한 통합 관리 시스템을 기업고객의 경우 제공하는 경우가 있으나, 개인고객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외환은행은 오랜 운영 실적을 통해 이 같은 서비스를 특화시킬 수 있는 입지를 일찍 점했고, 상당한 관심을 모으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2009년 은행평가기관 스톡피아가 인터넷뱅킹서비스를 평가한 결과, 외환은행은 ‘고객지원 부문 우수 은행’으로 꼽혔는데 이때 설명으로 스톡피아가 이 자산관리서비스에 주목, 평가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2년 초부터 고객이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해 개설한 계좌들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데 박차를 가해 왔다. 사진은 현재 KEB 자산관리서비스의 전신격인 YES 자산관리서비스 설명 화면. 위쪽으로 변경 전의 옛 외환은행 로고가 보인다.
   
자산관리서비스를 사용하면, 여러 금융기관에 개설한 은행 거래, 증권이나 보험 등을 한 번에 정렬, 관리할 수 있다. 외환은행과 네이버 등에서 드물게 제공 중이다. 사진의 경우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통합계좌조회 화면. 여러 곳에서 개설한 항목들을 하나로 모아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그 이후에 외환은행은 이 서비스의 구동 면에서 여러 오류가 있는 것을 관리하지 못하거나 추가 기능 업데이트 소홀로 고객에 어필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은 후, 금융기관별로 추가하면 끝

외환은행 홈페이지에서 이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고객은 프로그램을 내려 받기 한 다음, 외환은행 인터넷뱅킹의 ID를 이용하여 여기에 접속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다른 금융기관에서 개설한 은행 계좌나 보험 내역, 증권 및 카드 등을 추가 형식으로 목록에 첨부할 수 있다. 기관별로 각 ID와 계좌 등 정보를 입력해 넣고 인증을 받는(확인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한번 정보를 처리해 놓으면 각 금융상품들을 회사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 목록화해 한 눈에 볼 수 있으므로 이 정도 불편함은 최종적인 편의에 비할 바가 아니다.

특히, 포인트 등에 있어서도 관리를 할 수 있으므로 ‘돈이나 다름없지만’ 자칫 잊고 지내다 관리 소홀로 날리기 십상인 포인트까지도 장악할 수 있게 된다는 강점이 눈에 띈다.

정작 자기 은행카드 특화 포인트 관리에는 ‘허점’

하지만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우선 외환은행은 외환카드와 합병돼 현재 하나의 몸체를 이루고 있는데, 포인트 관리 면에서 보면 외환은행이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이 자산관리서비스는 외환은행 스스로가 출시해 선보이고 있는 특화 서비스와 그 부가 혜택(포인트) 관련으로는 정보 관리에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 정작 자기 상품 정보는 보고 관리하지 못하는 천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환은행은 ‘모두투어 마일리지 카드’라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여행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을 겨냥, 설계된 것으로 일반 포인트뿐만 아니라 모두투어 마일리지로도 포인트를 쌓을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 정작 KEB 자산관리서비스에서 각종 금융정보 추가를 해 보면, 막상 대한항공 마일리지나 OK캐시백 등은 고객 정보 목록에 추가한 다음 한 눈에 관리할 수 있으나, 이 모두투어 마일리지 포인트는 정보를 추가하게끔 배려돼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막상 이 정보는 외환카드 홈페이지(www.yescard.co.kr)로 넘어가 확인을 해야 하거나, 모두투어 홈페이지로 다시 이동해 보아야 한다.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외환은행 홈페이지는 현재 옛 외환카드 홈페이지 등록 고객의 통합ID 사용 허용 문제로 종종 오류를 빚고 있다(자산관리서비스에 외환카드 개설 내용을 추가하는 중에 발생한 오류 화면). 문제는, 외환카드 정보를 끌어오는 데 오류가 발생하는 고객이라고 하더라도, 마일리지 관련 정보는 자산관리서비스에 먼저 등록할 수 있는 모순점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이는 외환은행이 과거 외환카드를 합병하면서 홈페이지 통합 관리에 논리적 오류가 발생한 채 방치돼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환카드 정보 추가 못했는데, 마일리지부터 추가? 논리적 오류

정작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위에서 말한대로 외환은행 고객이 외환카드를 같이 사용하던 중에, KEB 자산관리서비스를 사용하려고 새롭게 추가한 경우 마일리지 정보를 순조롭게 추가할 수 있다.

그런데, 외환은행과 외환카드는 통합 아이디 관련으로 이론적으로는 한 ID로 서로 드나들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최근 적지 않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외환은행과 외환카드는 이전에 분리돼 있다가 통합을 한 복잡한 전적이 있다.

문제는, 외환은행에 은행 거래를 하고 카드도 갖고 있는 고객 중에 전산 오류로 KEB 자산관리서비스에서 이 외환카드 발급 내역 정보를 추가하는 데 오류를 겪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자기 은행에서 발급된 카드 정보를 끌어다 넣지 못해 오류창이 뜨는 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제의 카드에 부수된(딸린) 포인트는 추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논리적으로 모순으로 읽힌다. 선후좌우 관계가 다소 바뀐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그만이겠지만, 전산 알레고리가 논리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본질적인 문제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이 서비스가 편리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논리와 관리 혹은 보안벽의 일관성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는 뜻으로까지도 받아들여진다.

조만간 통합 가족 될 하나SK카드, 목록 추가할 생각 마라?

여기에 최신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정황도 문제로 읽힌다.

   
특히 카드 관련 정보를 등록하는 경우에, KEB 자산관리서비스는 하나SK카드 개설 정보를 등록하는 항목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업데이트가 발빠르게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KEB 자산관리서비스에 여러 내역을 추가하다 보면, 하나SK카드에 대해서는 이를 추가할 경로를 열어두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미 오래 전 회사가 사라져 사용 고객이 많지 않은 평화은행 카드(현재

   
특히 KEB 자산관리서비스가 하나SK카드 관련 정보를 추가하는 데 지원을 하지 않는 상황은, 외환은행 구성원들이 하나금융그룹으로의 피인수 추진 상황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두 금융기관 외에도 국민적 관심사를 모으는 M&A 상황 속에서 이같은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사진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반대 집회에서 연설 중인 정동영 의원.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은행으로 흡수, 오늘날 우리V카드의 모체)나 LG, 하나비자카드 등은 경로를 두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가장 앞서나가는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으면서도 그 한켠에서는 사실상 현재의 금융업 세부 상황은 부인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는 더욱이 외환은행이 하나은행, 하나SK카드를 거느린 하나금융그룹으로 피 인수될 처지에 몰려 있고, 이에 구성원들이 강력히 저항하고 있다는 점과 겹쳐져 더 눈길을 끈다.

결국 KEB 자산관리서비스는 A은행 관계자가 말하듯 “이런 걸 개인고객에게까지 제공한다면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을 텐데”라는 경이원지를 살 만한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현실적 관리 사정에서 많은 오류와 관리 소홀을 드러내고 있어 좋다 만 ‘용두사미 서비스’로 남고 있다. 이미 햇수로 10년인데 이러한 논리적 모순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변명하기에도 더욱 궁색하다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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