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M&A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증유의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하나금융의 노조는 현재 하나은행의 여러 내부적 문제 등 현안을 놓고 본사 로비 중 일부를 점거, 파업 중이며 집회를 여는 등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단자사에서 출발, 시중은행으로 변신했다. 이후 보람은행과 서울은행 등을 인수하면서 욱일승천, 증권과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 전방위에 걸쳐 선전할 기반을 마련했다. 더욱이 금융계에서는 처음으로 매트릭스제를 도입, 유연하고 업무중심적인 조직을 지향,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하나은행 내부의 반발 등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해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으나, 하나대투빌딩 매각 추진 논란 등으로 여러 번 자회사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외환은행 인수 추진은 하나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인 외환은행 조직원들을 한 그룹 식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에서, 차별 대우 논란에 불을 당긴 효과를 내고 있다. 이미 한 은행으로 통합된 직원들조차 출신별, 직렬별로 차등 대우를 받고 있고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평이 내재돼 왔다. 그런 차에 외환은행 구성원들이 김 회장에 대한 공세를 펴는 것을 지켜보던 하나은행 등 구성원들은 경영진 공격에 대한 일종의 금기마저 깨지는 '영적 체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서 하는 일, 합법이어도 못 믿어? 보너스 줘도 "안 고맙다"
하나은행은 출산 휴가와 관련, 특별한 질병 소견(의사 소견 첨부)이 없는 한 임신 7개월 이후에 출산휴가를 사용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조치에 대해 구성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 홍보실측은 30일 이에 대해, 최근 노동관련법 규정들이 변경돼 산후 45일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출산 전에 출산휴가 기간을 쓰는 문제에 대해 제한선을 둘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따르다 보니 일어난 불만이며, 특정 은행에만 한정된 이상한 조치는 아니라는 것이 답변의 골자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같은 점에 대해 소통이 안 되는 게 문제다. 합법 여부를 떠나 이미 불신이 존재, 무슨 말을 해도 곧이듣지 않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
더욱이 이 관계자의 설명예도 어폐가 있다. 출산휴가 90일 중(육아로 휴가를 내는 육아휴가와 별개의 개념) 45일은 출산 후에 쓰도록 보장하라는 것은 강제규정이 맞으나, 이렇게 되면 45일이 남는데, 산술 계산상으로 보면 8개월 무렵까지 근무를 하도록 오히려 못을 박는 게 논리정연하다. 이는 법규 준수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게 아니고 대체 인력 등을 구하기 어려운 점으로 인해 회사 편의상 기획되었을 가능성이 오히려 높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더욱이 근래 지급된 보너스에 대해서도 "성과급이 지나치게 짜다"거나 "하나SK카드 직원들은 한 게 뭐 있다고 그렇게 받아가냐"는 등 내부 갈등을 오히려 격화시키는 요인으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경향도 탐지된다.
즉 하나SK카드의 경우 실상 프로모션이나 다름없이 강한 후방지원으로 초반 테이프를 끊었는데, 하나은행의 행원들 사이에는 하나SK카드의 보너스에 대한 소문을 둘러싸고 불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정태 행장님 저한테는 왜 갤s 안 주세요? 네?
하나은행은 더욱이 최근 경찰공무원 관련 갤럭시S 판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놓고도 내부 불만을 사고 있다. 경찰공무원이 하나은행 계좌로 연결된 IC칩이 탑재된 신분증을 신청하면 판촉품을 지급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여러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직원 성과급으로 나가야 할 부분이 판촉 자금으로 쓰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독단적인 일처리라는 불평이 김정태 행장에게 쏠리고 있다. 김 행장은 연초에 몸소 토끼털 모자를 뒤집어쓴 채 직원들을 독려하고 나선 바 있고, 이전에도 실적이 좋지 않은데 승진 인사는 없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는 등 실적강조 영업맨 스타일로 이름이 높다. 여기에 하나금융 김 회장이 자사고인 하나고에 대해 보이는 각별한 애정에 대한 불평이 겹쳐(회장을 그만 두고 옮겨갈 자리를 다지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 부창부수라는 불평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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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차세대 전산망을 구축,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심지어 그 차세대 전산망 개발 사업의 에피소드들을 모아 '팍스하나 스토리'라는 책을 내 대대적으로 홍보할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몇 년만에 잦은 전산 에러를 내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막상 이같은 불편한 상황이 반복되자, '음모론'에 기반한 불평으로 전이되고 있는 좀이 이채롭다. 지난 26일 오후 3시40분경 발생한 전산장애로 송금, ATM 등이 중단되는 상황이 빚어졌는데(연말에도 유사 사례), 이에 대해 일부에서 이날 노조원들의 집회가 잡혀 있었던 사실을 들어 '집회 참여 방해를 위한' 사고 우려에 대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물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전산이 복구되는 것과 퇴근, 그리고 저녁 시간 이후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므로 과도한 해석에 불과한 것. 실상 일선 점포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 주인의식을 가진 행원이라면 퇴근을 지체하더라도 오류 상황과 지체되거나 이로 인해 발생한 각종 불만들을 처리하는 업무를 가중해서 맡는 게 상식이라는 점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작지 않다고 하겠다. 특히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부실한 전산을 개발한 데 대해서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점이라는 데에는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프로모션 하기 싫은 내심 역력 '내용파악 안한 행원들, 물어보는 데마다 답 달라'
2월말을 목표로 추진 중인 '황금토끼 이벤트'가 일반 시민들에게 하나은행 구성원들은 행사에 적극적이지 않고, 내용 숙지도 안 되어 있는 행원쯤으로 인식되는 역효과를 빚고 있는 점도 이같은 내부 갈등에 기반하는 면이 크다.
황금토끼 이벤트는 펀드와 적금, 연금상품 등을 2건 신규 가입 내지 기존 고객이 1개 상품에 추가가입을 하는 경우 추첨대상이 되게 한 이벤트다. 취지는 좋으나, 무엇보다 펀드이동제가 근래 실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위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10년2월7일 이미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 등 펀드 판매사들은 7개항의 불건전영업행위 등을 담은 펀드 판매사 이동제 공동규약을 제정했다. 일종의 ‘행정지도’에 의한 움직임이든 전면적으로 자발적인 것이든, 상거래관습을 구성하였고, 이것이 상법과 동일하게 재판 규범이 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다만 하위 규정의 불비나 보충의 미비는 별개의 문제가 될 것임).
이 공동규약에는 판매사 임직원에 대해서도 고객 유치 성과에 대해 회사 측이 별도의 보상을 하거나 개인별 근무평정을 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바, 특히, 투자자에게 판매사 이동을 조건으로 편익을 제공하거나 이동을 부당하게 유인 또는 강제하는 행위 등도 불건전 영업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판매사 변경을 조건으로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제의를 하는 행위, 다른 판매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을 오인하도록 해 투자자를 유인하는 행위 등도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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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이 2월말까지 추진하는 황금토끼 이벤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문의를 할 때마다 답이 다르게 나올 정도로 엉망으로 진행괴는 프로모션으로 드러난 것. 이는 복잡한 내용 때문도 있으나 (의도된)불성실에 뿌리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
다음날인 1*일, 하나은행 본점 건물의 영업부(을지로)에 내방, 문의한 결과는 이와 조금 다르다. 이때 대리급 직원은 좀 생소하고 특이한 케이스를 문의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해당 부서에 일부러 문의를 하는 수고를 통해 내용을 확인했는데 "손님이 문의한 펀드를 이동한 다음에 적금 신규 가입을 하면 응모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고 답했다. M대리는 "아울러 펀드의 경우 이동한 고객은, 우리 쪽에서 신규가입을 한 펀드 고객이 아니면, 다른 상품 가입 전이든 후든 펀드를 한 상품으로 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이 설명대로 이벤트를 설게하고 진행하면, 규약 위반이 아니라고 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본점 해당부서 확인이 매번 다르게 나온다는 데 있다. 본지 기자 중 한 명이 을지로 본점 영업부의 '해당부서 확인에 따르면'이라는 내용과 다른 '해당부서 확인 후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
◆똑똑한 직원들 뽑아 대강 일하는 좀비로 만드나?
이 조사는 대표번호로 문의, 콜센터를 통해 확인한 것인데, 1*일 확인한 내용은 콜센터 직원은 내용이 복잡하다고 판단, 이를 알아보고 전화를 그쪽에서 주겠다고 하였으며(확인에 50분 가량 소요), 이 내용을 종합하면 "적금을 가입한 고객이 펀드 이동을 하면 응모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이 경우에는 녹음본을 정리해 보면, 아예 적금 상품 가입 후 펀드 이동을 해도 숫자 파악이 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렇게 하나은행은 상도덕에서 벗어난 행보를 보인다는 우려는 물론, 은행 내부의 채널조차도 혼선을 빚으면서(내지 혼선을 가장, 일단 고객이 착각을 하고 신규 가입 등을 많이 하게끔 유도하는 것으로 의혹도 있음) 통일된 의견을 내놓지 못하는 기초가 안 된 은행으로 보이는 물의를 빚고 있다 하겠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같은 업무 능력 부실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문제로 보이는 측면 외에도 이상에서 여러 문제에서 본 바와 같은 일을 하기 싫어서 건성으로 하는 데 따른 '인재(人災)'이 큰 게 아니냐는 해석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일하고 싶다는 의욕을 잃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 지수(자존감) 역시 많이 낮아지는 회사원은 결국 갤러리 직원(골프에서 구경꾼인 갤러리에 적극성이 결여된 직원을 비유)이나, 좀비(아이티 전설에 등장하는 주술로 부려지는 반시체 상태의 일꾼)와 같이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나은행 등 하나금융그룹의 상황은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간에 하나은행의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나 학습능력은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하고 있으며, 이런 불만이 가득한 조직이 외환은행 등 다른 조직과 한 그룹에 새 손님을 맞아들이는 일은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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