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외환은행이 드디어 론스타펀드의 품을 떠나 하나금융지주로 인수된다. 오랜 시간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우수한 경영실적을 올려온 외환은행이 드디어 새 주인을 찾는다는 의미와 함께, 자체적인 경쟁력(외국환업무 전문성 및 기업금융 강세)으로 인수자 측과 함께 협력 상생 파트너격으로 충분히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당분간 1지주 2은행으로 하나은행과 별도로 존속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펴온 사회공헌 활동이 이어져 나갈지 기대와 우려가 함께 뒤섞여 나타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외환은행의 오랜 사회공헌사가 끊길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 모델 중에서도 외환은행나눔재단은 넓은 활동 영역으로 금융권 안팎에서 가장 잘 된 케이스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소외 계층 지원 등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외환, 소외계층에 금융교육기회 제공해왔는데
외환은행은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자선 공익재단법인인 ‘외환은행나눔재단’을 세웠는데 이 재단은 임직원은 물론 퇴직자들까지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외환은행나눔재단의 활동은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 중 두드러진 것으로 어린이 경제교육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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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로 매각되면서, 오랜 전통의 사회공헌 시스템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 ||
즉 외환은행나눔재단은 국제 비영리 경제교육기관 JA코리아와 함께 ‘농·산·어촌 저소득 가정 어린이 경제교육’ 사업을 실시해 왔던 것. 이 프로그램은 2007년 시작되어, 3년째 진행돼 왔다. 전국 농·산·어촌의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에게 체험형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어린이경제교육에 앞서 전국 방과 후 청소년 아카데미의 교사들을 서울로 초청, 교사 경제교육 워크샵을 먼저 진행했다. 경제교육의 필요성 특강, 향후 진행할 JA경제교육 사전 교육 및 실습 시간, 창의성 교육 및 공연 관람 등 경제교육의 사각지대에서 이들 교사들이 첨병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진행돼 그간 호평이 높았다.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교사들은 교육받은 내용과 JAKorea에서 제공한 교재 및 교구들을 가지고 해당 방과후 아카데미에서 직접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외환은행이 금년도 워크숍을 종료한 직후인 연말에 접어들어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간 매각 협상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아이들을 돌보시는 방과 후 청소년 아카데미 교사들에게도 쉼과 재충전,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던 이 프로그램이 이후에도 활발히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 조흥의 좋은 전통 못살린 사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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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지주는 100년 전통 조흥은행을 삼켰으나 신한은행과 합치는 와중에 옛 조흥의 사회공헌 활동 중좋은 부분을 일부 사장시키기도 했다. 사진은 서울 남대문 근방 신한은행 본점. | ||
신한금융지주는 조흥은행을 2003년 인수했는데, 인수 후 상당 기간 후에 조흥은행 사명을 폐지하고 전부 통합했다. 즉 읺수 이후에도 일정 기간 1지주 2은행을 유지하겠다는 하나금융지주 쪽의 포석에도 유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조흥은행은 방학을 활용, 도서벽지 청소년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무료 금융교육을 실시했던 바 있다. 이 교육은 금융기관이 소재하지 않는 전국 읍·면 지역과 섬에 소재한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건전한 금융문화와 합리적인 소비, 신용관리요령 등을 토론식으로 진행, 교육했다. 아울러 교육을 신청하는 학교에는 조흥은행에서 청소년 금융교육용으로 자체 제작한 만화교재를 배부하고 청소년 금융노트도 지급하는 등의 별도 지원도 갖고 있었다. 이처럼 금융권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쪽을 지원하는 등의 업무를 더욱 잘 추진하기 위해 조흥은행은 청소년 금융교육 전담팀을 발족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3년 인수당하면서, 이 같은 전통은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 즉 2004년 무렵부터는 신한과 조흥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는 등 양동작전 형식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변화 조류를 맞게 되고, 이후 신한은행으로 병합되면서는 신한 스타일의 사회공헌에 이같은 소외층에 대한 경제교육 지원의 안건도 흡수되게 된다.
문제는, 신한은행은 이후 경제교육을 고객들의 신청에 따른 프로그램으로 이해, 진행하고, 이와 별개로 낙도 어린이 등에 대한 초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초청 프로그램에도 금융 관련 행사가 삽입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은행사박물관 등에서 금융 역사를 설명하는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며 실질적으로 현재는 사라진 조흥은행이 과거 진행했던 방식의 교육 기회를 이들에게 주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신용관리법 등 각종 금융 교육의 알짜 정보는 새로운 금융교실 쪽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고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층을 중심으로 기회에 쏠리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금융 ‘치맛바람 스타일’ 금융교육
때문에 외환은행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펼쳐온 금융교육 기회의 균등화 정책은 하나금융지주로 흡수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장될 가능성이 신한금융지주 및 신한은행의 전례에 비춰볼 때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물론 좋은 금융교실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의 그것은 어린이 경제교육 사이트인 ‘하나시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포인트제도를 활용하는 특성상 많은 하나금융지주 유관 고객들이 자기 자녀들의 활동 참여 티켓을 얻기 위해 치맛바람에 가까울 정도로 관리를 대신해 주는 정도다. 즉, 이는 옛 조흥은행이나 현재 외환은행이 널리 경제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 비해 많이 다르다고밖에 평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많은 뜻있는 이들은 많은 우려를 비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외은노조 등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사기성이 짙은 인수계약 사례인가는 별론으로 하고, 외환은행이 설립 이후 펼쳐온 많은 좋은 공헌 노하우가 잊혀질 수 있다는 역시도 우리 사회에는 손실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안타까움이 기우로 끝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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