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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확보전 선언 韓,태산명동서일필 우려

09년 국감에서 이미 비축부족 지적…자칫 성과없이 국고 낭비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10.04 09:06:42

[프라임경제] 지식경제부가 2016년까지 2500억원을 들여 희토류 1200t을 포함해 크롬, 몰리브덴, 안티모니, 티타늄, 텅스텐, 리오븀, 셀레늄 등 희유금속 8종의 비축물량을 국내 수요의 60일분에 해당하는 7만6000t가량 확보하기로 한 가운데, 자원 외교가 다시 한 번 실패를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희토류 전쟁 자극받은 듯

이번 조치는 조어도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중일간 분쟁이 자원 외교로  번지고 이 분쟁에서 일본이 고개를 숙이는 양상으로 번지면서 국제 사회의 시선이 쏠린 데 우리 정부 당국 역시 강한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분쟁에서 '자원의 무기화'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이른바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 or metals, 즉 약칭 REEs)에 대해서는 공업 국가인 우리로서는 더욱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품목이다.

원자 번호 57부터 71까지 란탄 계열 15개 원소에다 스칸듐, 이트륨을 합친 17개 원소다. 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분리하기 어려운 데다, 산출되는 양 자체가 아주 적다.

희토류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아주 적은 양이지만 쓰임새가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에 필수적인, 일명 '산업의 비타민'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와 고온 초전도체, PDP, 항공기 부품, 광학렌즈, 컴퓨터 디스크, 석유화학 촉매제 등 21세기 첨단 산업에 두루 쓰이는 핵심 원료가 되면서, 공급이 끊기면 주요 첨단 산업품목을 생산하기 어려워져 이로 인해 '자원 무기화'되고 있는 것. 

유로퓸은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며, 에르븀은 광섬유 케이블에서 광신호를

   
<사진=첨단제품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 때문에 당국이 비축사업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증폭시키는 작용에 필요한 요소다. 이트륨은 발광다이오드(LED) 제작에 사용된다. 란타늄은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필수적인 소재다.

테르븀은 저에너지 전구에, 세륨은 디젤 엔진 촉매 변환 장치에 각각 사용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한 대에 0.9~1.8㎏의 네오디뮴이 들어간다.

◆희토류 전쟁 공략 방식에 문제, 비축사업 부실 논란도 재점화 불가피

이에 따라 첨단 전자 제품 등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최근 들어 희토류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대적·공세적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8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세계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된 이후에 뒤늦게 나선다면 자원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감당할 길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면서 자원 외교의 발빠른 준비를 요구했는데, 지금처럼 희토류 전쟁이 불거진 뒤에야 당국이 확보를 공언하고 나서는 것은 실기를 자인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희귀금속 비축 부족 2009년 국감 지적 이미 나와

무엇보다, 자원외교는 종합적 외교 성과의 산물일 수밖에 없는데, 이번 정부는 출범 초부터 자원 외교를 공언만 했을 뿐 성과 면에서 크게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면밀한 정보수집과 사전준비, 그리고 전방위적인 외교력이 발휘되어야 비로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원외교이나, 현재처럼 전략 목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섦으로써 불리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 즉 오히려 상대방에게 수를 공개하는 게임 상황을 연출하기 쉽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도 이미 민주당 김재균 의원이 희토류 등 주요 광물 비축량이 충분치 않음을 지적(한국광물자원공사 국감, 2009년 10월 9일 "희소금속 비축물량 6일이면 바닥 드러날 판)을 하면서 국내 희귀금속 비축량을 조사해 본 결과, 당시 1만7747톤으로 일본의 17만9241톤에 비해 현저히 작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자원관리 기능을 통합관리하고 책임지도록 노하우를 축적하지 못하고 자원 전쟁에 뛰어들기만 해서는 매번 지적과 실수가 반복되기만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 시절 카자흐스탄 자원 개발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일명 사이드머니를 집어주면서까지 실적 위주의 공략에 그쳤던 점이나,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나서면서 주무부처인 지경부는 (당시 이윤호 장관 시절) 오히려 내조에 그치는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옥상옥 상황도 이번만큼은 중구난방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타산지석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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