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복잡한 현대건설 인수전 와중에 반사효과로 강세를 보이던 현대상선이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예를 들어 16일 나타난 매도 물량은 5거래일만에 하락세를 연출, 이후 주춤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 주가가 숨을 고른 뒤 다시 상승을 노릴 것인지, 긍정적 가격 흐름이 끝난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을 지배한다고? '경영권 방어' 논의 불가피
이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현대상선이 현대상선 인수전 이후 국면에서 어떤 상황에 말려들 것인지에 대한 제반 이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건설 M&A 시나리오 중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 중에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간 협력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 가량을 현대중공업에 넘겨준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배의 길이 열린다(근래에 현대증권 주가가 오른 바 있는데,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렇게 현대상선, 더 나아가 현대그룹 지배를 하는 경우 현대증권은 하이투자증권에 합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에 이같은 오름세가 나왔다는 풀이가 나왔었다. 그만큼 설득력 있는 가능성이라고 시장에서는 받아들인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렇게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하게 되면, 현대그룹으로서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이번에는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전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 현대그룹은 차선책으로 현대상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적대적 M&A를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즉, 경영권 철벽 방어망 구축 와중에 주가 상승이 수반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 24% 등 현정은 회장 일가가 우호지분을 포함해 약 44%를 보유하고 있고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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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65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뉴욕호 (현대상선 제공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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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가 실패하는 경우, 현대그룹으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현대상선 주가가 오르도록 하지 않으면 경영권은 물론 우량 계열사까지 장기간 힘들어지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도외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건설 인수 실패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오히려 어떤 형태로든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얄궂은 풀이가 제기되면서 연말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경기회복으로 인한 해운업 개선 기대감 등도 눈여겨 볼 만
한편 현대상선으로 인해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 기업으로 꼽혀 은행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현대상선 전반적 재무 상황 지표가 빠르게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년 1분기 이후 실적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현대상선에 유입되는 현금은 2009년에 유출된 현금의 70~80% 정도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흐름은 당초 2009년의 손실을 보전하는 데 2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보다 빠른 상황 극복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신증권 보고서를 보면 내년에도 컨테이너업황은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컨테이너물동량의 증가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컨테이너선사의 입장에서 에코-스트리밍, 비수기 카스케이드Cascade를 통한 공급조절을 포기할 이유가 없어 수급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현대상선은 컨터이너선 해운업 분야에서 세계 18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상선은 벌크선 비중이 13% 이상이 있는데, BDI운임지수 흐름을 살펴 보면 현재 3000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2900후반대를 오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또 벌크의 경우 물동량이 늘지 못하고 레드오션 경쟁 상태가 진행되는 경우 손익 분기점은 일단 보장받는 선에서 약간 그 위를 웃도는 상황이 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가 이미 지난 2009년 6월로 종료됐다는 선언이 나와, 느리긴 하지만 회복세임이 명확해지고 있고 더블딥 우려도 희석돼, 경기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수반한 벌크 등 수익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현대상선은 3분기의 실적 호조 가능성 등 호재 외에도 현대건설 인수전 및 그 이후 국면과 맞물린 상황에서의 반사적 효과 가능성 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두고 관전해 볼 필요가 제기되고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뉴스를 연말 이후까지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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