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 카드를 골랐다. 금리 인상을 점치는 기류가 있었으나 9일 금통위는 동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 나라 경제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출구 전략 단행이 주춤하면서, 물가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고민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심만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준 금리 동결은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물가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어 지난 7월에 이은 이같은 동결 분위기를 어디까지 이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9월에도 김중수 총재 기준금리 인상 시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의 견조한 성장에 의미를 부여하는 입장을 근래까지 보여 이번 동결 판단이 의외라는 풀이도 나온다. 실제로 1일 김 총재는 국회에서 열린 경제정책 포럼에 참석해 "지난 7월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국내외 금융·경제여건에 비춰 볼 때 완화적인 수준으로 평가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재는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5.9%임을 언급하면서 "하반기 이후에도 경기상승세가 이어질 것"이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기의 개선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중국의 경우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정부가 목표로 하는 8%는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미국의 더블딥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미국 더블딥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면서 정책을 추진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물가에 대한 우려는 이어갔다. 그는 실제 GDP와 잠재 GDP의 격차를 의미하는 GDP갭을 거론했다.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중기물가안정목표인 3%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물가 걱정보다 깊었다
하지만 다음날인 2일 유럽중앙은행이 미국 경기회복 둔화와 유럽 경기회복 불확실성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16개월째 동결키로 하면서, 해외 흐름을 도외시하며 독자적 행보를 보이기 어려운 금통위 고민이 더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BOJ)의 경우에도 8월말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은행에 대한 대출 한도를 현행 20조엔에서 30조엔으로 늘리기로 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0.1%에서 동결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첫 통화확장 조치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결국 이렇게 경제 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이 여전한 상황에서 우리만 출구 전략을 외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압박감이 높아졌다는 것.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버냉키 의장이 경기 회복에 대한 노력을 강조한 이래 최근 미국과 유럽에는 더블딥 징후가 뚜렷이 감지되는 추세다. 미국에선 두자릿수 실업률 등 고용 불안과 소비 위축이 나타나고, 유럽의 경우도 재정적자 감축이 성장 둔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연내 한 번은 손대지 않겠나 솔솔
하지만 금통위가 동결 상황을 해를 넘겨가면서 끌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가 불안이라는 반대 급부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4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2%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목표범위인 3.0%를 웃돌게 된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가 집권후반기 레임덕 방지를 위해 사정 정국과 함께 민생 안정에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가 안정이라는 문제를 조율할 짐이 한국은행에 지워질 전망이다.
따라서 연내 인상 여부는 출구 전략 단행이라는 거창한 주제보다, 물가 안정이라는 생활밀착성 측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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